1년전 대비론 45% 늘어 24조

은행·보험보다 상승 속도 빨라

부동산 경기 하락 부실화 우려

저축은행 부동산업 여신 반년새 20% ↑...건전성 우려 증폭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금융사의 건설·부동산업 관련 대출은 계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에서 반년간 20%나 증가해 건전성이 우려된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0조6845억원으로 지난해 말(58조8087억원)과 1년 전(48조8928억원)에 비해 각각 20.2%, 44.6% 증가했다.

그 중 가장 비중이 큰 부동산업 대출은 24조1212억원으로 지난해 말(20조1054억원)과 1년 전(16조5849억원)에 비해 각각 19.9%, 45.2% 늘었다. 건설업도 8조5108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9110억원), 1년 전(6조1373억원)에 비해 각 23.1%, 39.3% 늘었다.

이는 다른 업권에 비해 훨씬 큰 증가세다. 은행은 6월 말 기업대출이 177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113조2000억원)이나 1년 전(1067조6000억원)에 비해 각 5.5%, 10% 늘었다. 부동산 및 임대업은 256조원으로 작년 말과 1년 전 보다 각 5.6%, 12.9% 늘었고, 건설업은 36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과 1년 전 대비 각 12%, 14.5% 늘었다.

생명보험사는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이 28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27조8000억원), 1년 전(26조4000억원) 대비 각 2.5%, 8% 늘었다. 건설업 대출은 2조6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손해보험사는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이 20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19조8000억원), 1년 전(18조3000억원) 대비 각 4.5%, 13.1% 늘었다. 건설업은 5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5조2000억원), 1년 전(4조9000억원) 대비 각 13.5%, 20% 증가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건설 원가는 상승해 다수의 건설 사업장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이같은 대출 증가 속도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호로 한 달 전에 비해 12.1% 늘었고,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3.6% 늘었다. 일각에서는 2011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부터 촉발된 저축은행 부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9월 금융안정 상황’ 자료를 통해 “저축은행의 경우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낮아 시공사 신용보강 기능이 약한 편”이라며 “PF부실이 발생하면 영세사업장이 많고 담보가치의 안정성도 떨어지는 일부 비은행기관의 복원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