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당분간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안하기로

농협 주담대 최장만기 40→30년

신한·우리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연말까지 가계대출 계속 조인다…전세대출 제한 연장·주담대 만기 축소
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은행들이 연말까지 대출 억제 대책을 지속 추진한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고는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계속 조이며 총량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9월 3일 KB국민은행은 갭 투자(전세를 낀 주택매입)를 막고 실수요 위주로 대출하기 위해 이 조치를 실행하면서 10월 말까지 한시적 운영을 예고했다. 하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측면에서 아직 가계대출 수요 억제 조치를 완화하기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주요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하나은행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NH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해 운용하기로 했다. 단 잔금대출·디딤돌대출·정책모기지 등은 제외된다.

은행권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1월 말까지 가계대출 중도 상환 해약금을 전액 감면한다. 중도 상환 부담을 낮춰 대출 총량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우대금리를 1.0∼1.9%p(포인트) 낮춘 데 이어 연말까지 인터넷,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설정했다. 각 모집인이 유치해오는 대출 규모를 일정 수준이 넘지 않도록 제한한 것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기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4분기 중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잔액과 관련, "9월보다 증가 폭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