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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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폐경 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예전에 비해 근력을 키우고 체력을 향상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폐경기 여성이 비트주스를 마시면 근력 및 체력향상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 발병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비트 뿌리에 풍부한 ‘질산염’이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인디아나대 블루밍턴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폐경 후 여성들이 일주일에 3번, 60~70분씩 운동하는 것을 8주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워밍업과 근력운동, 발판 오르기, 스쿼트 등으로 구성된 운동을 했는데, 이 중 절반만 운동 2~3시간 전에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뿌리주스 140mL를 섭취했다. 또 운동이 끝난 뒤에는 15분간 앉아서 휴식을 취한 다음 운동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6분 걷기 테스트를 수행했다.

그 결과, 비트뿌리주스를 마신 그룹은 운동 거리가 40m 늘어났으나 대조군은 8m 증가하는데 그쳤다.

두 그룹은 심박수 변화도 다르게 관찰됐다.

비트뿌리주스를 마신 그룹은 걷기 테스트 후 심박수가 분당 10회 감소했지만, 대조군은 분당 1회 감소했다. 심박수가 적정 범위 내에서 유지돼야 심장 근육이 강화돼 심혈관계 부담이 덜 하고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든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비트 뿌리에 풍부한 ‘질산염’이 운동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분석했다.

질산염은 골격근에 저장됐다가 신체활동 중에 산화질소로 바뀌면서 혈관을 확장시킨다. 혈관이 확장되고 운동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개선되면 각 조직으로 산소 등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된다.

최근 ‘첨단 영양학회지(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의 연구에서는 갱년기 여성들이 비트 주스를 하루에 한잔 섭취했을 때 심장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50~60대 폐경기 여성 24명을 대상으로 비트 주스가 혈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 매일 아침 농축 비트뿌리주스 한병을 마시게 했다. 각 1회 제공량에는 큰 비트 뿌리 3개에 해당하는 양의 질산염이 포함돼 있었다.

몇주 후에는 질산염이 제거된 비트주스를 마시게 했다.

그 결과,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뿌리주스를 매일 마시는 것이 여성의 혈류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 주스의 높은 천연 질산염이 혈압을 낮추고 운동 성능을 향상시킨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꾸준히 비트 주스를 섭취하면, 심장 질환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트의 자줏빛을 내는 천연 색소 베타레인은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있다. 이외에 섬유질, 비타민B·비타민C 등도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