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우리금융지주 민영화로 배구업계가 울상이다. 민영화 9부 능선을 넘은 우리금융이 마지막 우리은행 패키지 매각을 앞두고 우리카드가 운영하는 한새배구단 매각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배구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한새배구단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매각을 결정했지만 아직 논의 초기 단계라 매각 절차 등 구체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배구단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운영비용이 막대한데다 배구단 자체가 민영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배구단이 우리카드가 포함된 우리은행 패키지 인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패키지 매각은 우리카드 뿐 아니라 우리PE, 우리종금,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을 묶어 파는 6조원에 달하는 빅딜로 무엇보다 조직축소와 수익제고가 중요하다.
악화된 카드시장이 배구단 매각을 서두르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해 배구단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만 우리카드 연간 수익의 15%에 달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각종 규제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 등으로 사정이 빠듯해 졌다”며 “배구단 운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문제는 우리카드가 배구단을 인수한지 채 1년이 안 됐다는 점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8월 ‘드림식스 배구단’을 인수해 ‘한새배구단’을 창단했다. 당시 ‘러시앤캐시’를 운영하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드림식스 배구단’을 전폭 지원하며 인수를 희망했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이 신뢰성 등을 이유로 제도권 금융사인 우리카드를 선택했다. 러시앤캐시는 이후 신생 배구단을 창단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배구단 인수 자체에 부정적이었던 만큼 이번 매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순우 회장은 배구단 인수 계약 체결 직후 돌연 배구단 인수 불가를 선언했었다. 배구단을 운영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의 설득과 60억원의 위약금, 부정적 여론에 밀려 결국 배구단을 인수했다.
한국배구연맹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인수기업이 없다는 점도 고민이다. 한국배구연맹 측은 “우리금융에서 공식적으로 매각 통보가 오진 않은 상태”라며 “대안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