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용 확보 병상 급속 소진…이미 바닥났다는 지적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일본에서 중증자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의료 체계의 붕괴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28일 후생노동성 집계치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로나19 중증자는 435명으로, 보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의 확진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중증자는 계속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외의 중병 환자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임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용으로 확보해 놓은 병상 사용률을 보면 26일 현재 오사카는 52%, 도쿄는 40%에 달한다. 또 감염자가 많이 나오는 가나가와현은 32%, 아이치현은 31%, 효고현은 29%를 기록하고 있다.
확보해 놓은 병상 사용률은 일본 정부 코로나19 대책 분과회가 감염 상황을 판단하는 지표의 하나로, 25% 이상일 경우 감염급증 단계에 해당한다. 아사히신문은 의료 현장의 실태는 병상 사용률 통계가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도쿄도(都)는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를 장착한 환자를 중증자로 정의해 26일 현재 이런 환자가 60명이고, 확보한 병상이 150개여서 40%의 사용률로 계산했다.
그러나 야마구치 요시히로 교린(杏林)대학병원 구급센터장은 확보 병상이 반드시 사용 가능 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인력 부족 등으로 실제로 쓸 수 없는 병상이 절반가량이기 때문에 도쿄 지역에선 이미 새로운 중증자를 수용할 병상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1주 동안 전국에서 1만40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고 120명 이상의 사망자가 확인됐다며 이런 추세라면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중병 환자와 응급 환자도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27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이틀째 25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졌다.
현지 공영방송 NHK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2천531명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만353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는 31명 늘어 2109명이 됐다. hong@heraldcor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