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살해된 뒤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가 모두 훼손된 채 버려진 40대 여성은 누구일까.
12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11년 여름 경기도 부천에서 살해된 뒤 유기된 키 158cm 가량의 40대 여성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지난 2011년 6월30일 경기도 부천의 한 근린공원에서 알몸 상태의 여성 시신 한구가 발견됐다. 이 여성은 얼굴 상태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손가락 10개와 발가락 10개가 모두 절단돼 있어 충격을 줬다.
제작팀은 손가락, 발가락이 모두 훼손된 상태에서 이 여성의 치아 상태에 집중했다. 피해자인 여성은 윗니와 아랫니에 보철 치료를 받은 바 있으며, 특히 아랫니 보철치료를 받은 옆니가 다소 기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치과전문지에 관련 내용을 알고 있는 치과의사를 수소문하기 위해 알림을 냈고, 또 치기공사회원들에게 비슷한 보철을 만든 적이 있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을 했다.
이뿐 아니라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얼굴이 훼손된 이 여성의 얼굴을 복원하는 작업까지 진행했다. 복원된 얼굴은 다소 입 부분이 돌출돼 있었다.
범죄심리학자인 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는 “한 명의 범인이라기보다 복수의 범인일 확률이 높고, 급하게 증거를 없애다 보니 손가락 발가락 등을 모두 없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복원한 이 여성의 몽타주를 보고 한 여성이 SBS 제작진에게 연락해왔다. 자신의 이모와 너무 닮았다는 것. 가족들은 ”비슷한 시기에 사라졌다“며 ”입이 몽타쥬 사진보다 더 많이 나왔고, 이모가 자신의 튀어나온 입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결혼 후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두 아이의 엄마였던 이 여성은 갑자기 사라졌다. 또 가족들은 “동생의 남편은 집을 나갔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는데 그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취재진은 이 여성이 실종되기 전까지 살았다는 경북 영천으로 갔다. 이 여성과 언니의 DNA를 채취해 대조해 봤지만, 두 사람의 DNA는 일치하지 않았다.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급기야 취재진은 미국까지 가서 증거를 확보해 보려했지만, 이미 구청 등이 이 여성의 시신을 무연고자 처리해 화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그녀는 모 추모공원에 ‘무연고1’이라는 이름으로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