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호 ‘숭례문’이 돌아왔다. 지난 2008년 2월 10일 화재로 훼손됐던 숭례문이 복원공사를 마치고 5년 만에 옛 위용을 드러냈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14일 오전 복원공사를 위해 설치했던 가림막을 해체, 숭례문 내부를 공개하고 숭례문 복구 마무리 현장설명회를 했다.
새로 복원된 숭례문은 발굴조사와 철저한 고증 연구를 거쳐 성곽과 지반, 마루 등 그간 훼손ㆍ변형된 많은 부분을 바로잡았다. 숭례문은 본래 단독 건물이 아니라 도성의 남문으로서 성벽이 있어야 제 기능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1907년 일제에 의해 철거된 성벽을 동측 53m, 서측 16m 길이로 일부 복원했다.
이와 함께 숭례문 동측의 계단 폭은 기존 2.9m에서 5m로, 지반은 30~50㎝ 낮췄으며, 지붕의 용마루 길이도 기존 15.7m에서 16.6m로 원래대로 복원, 용마루의 사다리꼴 모양이 잘 드러나도록 했다. 1층 마루의 모양도 바뀌었다. 종래 우물정자 모양의 우물마루에서 사계절이 뚜렷해 건조 수축이 심한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장마루 형식으로 원래대로 되돌렸다.
숭례문에 쓰인 재료는 모두 전통 기법을 따랐다. 전통 방식으로 기와를 제작하고 단청 부분에 쓰인 안료도 화학 안료에서 천연 안료도 모두 바꿨다. 근대 이후 변형된 단청의 문양도 조선전기 문양으로 복원했다.
화재 당시 파손된 숭례문 현판은 지덕사 사당에 보관된 조선후기 숭례문 탁본을 대조해 필체를 바로잡았다.
숭례문 복구 과정은 지난했다. 화재를 수습하는 데에만 4개월여가 걸렸다. 목부재와 기와 파편, 붕괴된 토사를 모두 수습, 전자태그를 붙이고 3만3000여개 포대에 일일이 담아 보관했다. 복구를 위한 발굴조사가 시작된 것은 2008년 6월. 발굴조사에서 외곽 건물지가 확인되고 조선전기와 중기 지반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전통 기와 제작과 단청 문양조사, 전통 철물을 제작하는 공정이 진행됐다. 2010년 1월부터 본격적인 복구공사에 들어가 문루 해체, 성곽 석재 기초 쌓기, 소나무 목재 치목 작업이 진행됐다. 2011년 성곽 복원, 2012년 지붕 기와 잇기, 단청 작업을 거쳐 마무리 공정에 들어갔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목재 방염 처리는 단청이 없는 부분과 마룻바닥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숭례문 내부에는 스프링쿨러와 불꽃감지기, 열감지기 CCTV 등 방재설비를 갖추게 된다.
숭례문 완공은 애초 지난해 12월 말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은 날씨로 가설 덧집 해체와 관리동 건립이 예정보다 지연돼 완공이 늦어졌다.
숭례문은 광장 조성과 박석깔기 등 주변 정비 작업을 거쳐 오는 4월 일반에 개방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