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서장 “유족께 송구…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휘한 서울 용산경찰서의 이임재(53·구속기소) 전 서장과 송병주(52·구속기소) 전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이 6일 보석 결정을 받고 풀려났다.
이로써 이태원 참사와 관련돼 구속기소 된 피고인 6명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의 보석 청구를 이날 인용했다.
이날 오후 4시22분께 구치소를 나온 이 전 서장은 현장 도착 시간 허위 기재 사실을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말에 “고인분들과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불행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재판이 되도록 성실하고 최대한 사실대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59분께 석방된 송 전 실장은 압사 위험을 알고도 교통 통제에만 집중했다는 주장을 인정하는지 등을 묻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구치소를 떠났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은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대규모 인파로 안전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는데도 사고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고 경비 기동대 배치와 도로통제 등 조치를 제때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서장은 자신의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도 받는다.
앞서 지난달 7일 업무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희영(62) 용산구청장과 최원준(59)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의 보석 청구기 인용돼 석방됐다.
지난달 21일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경찰 내부 보고서를 삭제한 박성민(56)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53)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도 보석으로 풀려났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들을 엄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참사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참사 대비와 현장 대응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찰 수뇌부들과 지방자치단체 간부들은 모두 석방되고 처벌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며 “사회적 재난 참사의 중대성과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참담한 심경을 헤아려 재판부는 피고인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