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찾는 외국인 “대중교통 바가지 요금 등 불편 여전”
-지하철 노선 안내도 중국어ㆍ일본어 미표기 등 불만사항
-이태원 등 상인들 호객행위 눈살…“언어소통 등 큰 불편”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택시를 타고 가려 했는데 택시기사는 목적지를 공항으로 착각한 것 같아 목적지를 다시 이야기 했더니 화를 내더라. 그리고 도중에 그냥 내리라고 해서 당황했다.” (20대 중국인 여성)
“역내 안내방송에서 나오는 중국어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 역 이름이 한자의 한국식 발음으로 나오기 때문에 알아듣기 어렵다.” (30대 중국인 남성)
서울시가 7월 한 달간 서울을 찾는 외국인 쇼핑객을 위해 쇼핑몰, 패션ㆍ뷰티를 비롯해 피부ㆍ성형외과 등 병원까지 동참해 시내 곳곳에서 1450개 업체가 참여하는 ‘서울썸머세일’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비스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버스ㆍ지하철ㆍ택시 대중교통과 주요 관광지에서 겪는 외국인들의 불편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기초관광환경 실태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은 인천국제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시작됐다. 남대문시장이나 명동, 이태원 등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쇼핑지역부터 대중교통, 숙박지 등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불편은 다양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5~6월 외국인 관광객 3000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조사와 현장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다.
2014년에 4551만명이 이용한 인천국제공항은 안내표지판의 외국어 표기 부실이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나타났다. 출국, 무인항공권 발급기, 식당메뉴 등에 일본어나 중국어 표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와이파이와 같은 인터넷 이용환경이 부실하고 서비스 이용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바가지요금 등 택시에서 부당행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시내 지리를 모르는 외국인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행선지를 먼 거리로 우회하는 행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거리가 가깝거나 짐이 많다는 이유로 승차거부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울 지하철은 노선안내와 안내표지판, 안내방송에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와 영어로만 적혀있는 지하철 노선도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자로 된 표지가 너무 작게 적혀있어 보기 불편하고 역내게시판 등에서 관광정보를 받아보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시내버스 이용은 외국인들에게 더욱 어려웠다. 지하철보다 노선을 이해하기 힘들어 시내버스를 기피했다. 한 장소에 여러 정류장이 있어 어느 정류장에서 타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발생하고 버스 번호 역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 한국어로만 표기된 버스 노선도 역시 외국어 표기가 부족했다. 30대 미국인 남성 관광객은 “쉽게 설명된 버스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내버스 기사의 과격한 운전이나 불친절도 불편사항으로 지적됐다.
도보여행 때는 공공 화장실은 주요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30대 중국인 관광객은 “길가에서 공공화장실을 찾기 힘들었다”며 “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식당 화장실에서 볼일을 해결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태원, 강남역, 남대문시장 같은 주요 쇼핑 관광지의 환경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의사소통에 문제가 여전했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쇼핑을 하기 어려운 경우나 상인들의 지나친 호객행위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바가지를 씌우거나 불친절한 상인의 태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계천이나 남산, 한강 등 자연 관광지의 경우 안내 표지판 부족 지적이 많았다.
금기용 서울연구원 글로벌관광연구센터장은 “택시기사들의 부당행위나 외국어 표기ㆍ안내 등 기초관광환경 관련한 다수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며 “서울시가 시각적 디자인과 청결성 등 개선에 정책적 수단을 집중 투입해야 2018년 외래관광객 2000만명 목표를 달성 할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