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인정보보호 ‘약한 고리’

2020년 FBI 반대로 무기한 보류

애플도 암호화된 데이터 접근 불가

애플, 아이클라우드 백업 데이터도 암호화한다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123RF]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스마트디바이스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 백업 데이터에 대해 완전한 암호화를 선언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각국 법 집행기관의 반발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애플은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백업 데이터를 암호화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금까지 서버에 저장하는 일부 데이터를 암호화해 왔지만, 문자메시지나 연락처 및 기타 중요한 데이터가 포함된 백업 데이터는 암호화되지 않았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백업 데이터에 대한 암호화 도입을 검토했지만 아동 성 범죄자나 테러리스트 수사 등에 걸림돌이 된다는 FBI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지난 2020년 암호화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

이에 암호화되지 않은 아이클라우드 백업 데이터는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의 약한 고리로 지적돼 왔다. 애플은 이번 결정으로 이용자들이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사진과 메시지 등 대부분의 백업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도록 했다.

‘최신 데이터 보호(Advanced Data Protection)’라는 이름의 이 기능은 애플도 이용자들이 암호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애플 서버가 외부에 의해 해킹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의 데이터 콘텐츠는 노출되지 않는다. 애플도 접근이 안 되는 만큼 수사기관에도 사실상 제공되지 않는다.

이 기능은 이용자들이 동의해야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으로 작동된다. 연내에 미국에서 우선 서비스되고 이후 다른 국가로 확대될 예정이다.

애플은 이와 함께 이용자가 로그인할 때 보안 키 등 물리적 열쇠(physical key)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보안 위협이 우려되는 이용자도 업데이트를 하면 문자메시지가 해킹당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