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용산공원·양평道 감액 심사서 대치
예비비도 잠정 합의하다 원점으로 회귀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국회 예산 전쟁의 본 싸움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시작된 가운데 여야는 용산공원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등 쟁점 예산을 놓고 초반부터 평행선을 달렸다. 예비비 편성 또한 잠정 합의를 이룬 듯했지만, 상임위원회 회의가 끝내 파행하며 예결위에서 원점 논의하게 된 형국이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용산공원은 환경 오염 문제와 부지 관리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이 있기에 (정부안대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김건희 여사 일가 땅에 맞닿은 부분에 대한 설계는 제외한 예산을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감액 심사 1일 차인 전날 해당 예산들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예산소위에서 “(용산공원 어린이정원이 조성돼 있는) 사우스포스트는 미군 숙소나 골프장이 있는 관광 지역인데 일부 학부모들이 잘못 알고 독극물 등 위험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거나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 1년 내내 의혹만 제기됐고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며 정부안 수용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2015년 (주한)미군 탄저균 실험이나 2021년 환경부의 용산기지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봐도 벤젠 등 발암 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 의견이 넘어왔다. 이 정도까지 강력하게 의견이 넘어왔으면 예결 소위에서 (예산을) 다시 살리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맞섰다. 해당 사업들에 대한 감액 심사는 여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일단 보류됐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용산공원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정부는 용산공원 조성 및 위해성 저감 사업 예산으로 416억6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야당은 어린이정원 사업에 관한 위법성 의혹 등이 풀리기 전까지는 보류해야 한다며 ▷부분 반환 부지 임시 개방 ▷국민 참여 활동 부문에서 229억800만원을 삭감했다. 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기본·실시 설계 예산으로 배정된 61억원이 미집행된 점을 꼬집으며 62억400만원을 삭감했다.
내년도 정부 예비비 편성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정부의 4조8000억원 편성안을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2조4000억원 삭감한 후 여야 협의 끝에 3000억원가량 감액의 잠정 합의안이 나왔으나, 상임위 회의 개최 불발로 의결되지 않으면서 심사는 예결위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관계자는 “의결을 안 했으니 기재위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예산에 대해 의결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라며 “원점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기재위원장실 관계자도 “기재위 예비심사가 없는 상태에서 그냥 예결위에서 (심사)하는 것”이라며 “기재위 의결 사항은 예비심사기 때문에 필요한 절차지만 필수적이지는 않다. (예결위에서) 그냥 (심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