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무장관 지명…독립기관 USTR까지 책임 권한 부여 밝혀, 조직 변화 예고
안덕근 산업장관, 주요 업종 릴레이 간담회 주재…“기업지원 최우선 순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무차별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무역 의제를 이끌 상무부 장관이 지명되자 우리 통상당국이 이에 대한 촘촘한 대응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원활한 경영활동 지원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다양한 고위급 채널을 통해 미국측과 산업·통상·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브라질을 각각 방문한 후 전날 오후 귀국했다. 같이 출국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하루 먼저 귀국한 것이다.
안 장관은 이날 반도체와 조선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업종별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오는 22일에는 철강 업계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자동차·배터리 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로써 주요 5개 업종 관계자를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산업 업종별 영향 마무리한 셈이다.
산업부는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된 후 밤샘 근무에 들어갔다. 워싱턴 D.C발(發) 소식·정보 수집을 비롯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우리 글로벌 통상환경에 미칠 여파를 분석·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 산업부는 주요 업계와 함께 ‘민관 대미협력 전담반’(TF)을 본격 가동하고 글로벌 통상전략 회의 등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 통상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촘촘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전날(현지시간) 상무장관으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최고경영자(CEO)를 공식 지명한 것 관련, 조직개편 여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는 추가적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맡으면서 관세 및 무역 의제를 이끈다”고 밝혔다.
USTR는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직으로 상무부과 독립기관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상무장관 지명자에게 USTR의 직접적인 책임을 부여한다는 메시지를 낸 이상, USTR이 상무부의 조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럴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우리처럼 통상조직(USTR)이 산업부(상무부)에 소속돼 있는 구조로 개편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상무부가 경제안보 정책의 수단을 모두 총괄하면서 파워풀 해 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정책의 총괄 부서로 칩스액트 보조금, 수출통제 권한, 관세 등 통상정책 등 대(對)중국 및 대우방국 대상 산업 통상정책을 총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우리처럼 통상조직(USTR)이 산업부(상무부)에 소속돼 있는 구조로 개편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상무장관 지명관련 메시지를 볼 경우,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지만 조직개편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면서 “그러나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전략을 수립해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달 31일 열린 글로벌 통상전략회의에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 대선 이후에도 다양한 고위급 채널을 통해 미국측과 산업·통상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