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고(故)장자연씨 관련 사건 재판에서 “장자연이 죽기 전에는 방용훈 사장을 몰랐다”라고 말하는 등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전 소속사 대표에 대한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경필)는 20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전 소속사 사장 A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A씨는 2012년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방상훈 당시 조선일보 사장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이종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명예훼손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2019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해당 재판에서 5개 사실에 대해 기억과 다른 진술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재판에서 2007년 10월 故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있는 저녁 자리에 장 씨를 데려간 일에 대해 증언하면서 ‘장자연 씨가 숨진 이후에야 방 전 사장이 누구인지 처음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2008년 10월 방전오 전 TV조선 대표와 함께 한 술자리에 장 씨를 데려가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함께 했는데도 ‘당시 방 전 대표는 우연히 만났고, 장 씨는 인사만 하고 떠났다’라고도 증언했다.
1심 재판부는 5개 발언 중 2개 발언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2007년 저녁 식사 자리에 대해 “(관련자의) 수사기관과 법정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망인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참석자들과 친분이 깊지 않고 알부와 개인적 친분만 있는 피고인이 양해를 제대로 구하지 않고 우연히 만난 소속 신인 연기자인 망인을 적극적으로 소개까지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녁자리에 참석한 인사들과 A씨와의 친분 정도, 상황 등을 고려하면 ‘우연히 만났다’는 A씨의 발언에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다.
2008년 술자리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가 인정됐다. 당시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누군가에게 ‘언론사 사장 아들과 술자리가 있다’고 통화했고, 술자리에 머문 시간도 2~3시간에 달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2008년 10월 당시 모임이 끝날 무렵까지 망인이 함께 있었던 사실에 들어맞는다”고 했다.
다만 ‘장자연 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뒤 2009년 7월 일본의 지인에게 2007년 모임에 대해 “장자연을 일찍 집에 보냈다”고 부탁하고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증언한 혐의, 장 씨와 소속사 직원들을 폭행하고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한 혐의, 2008년 태국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장 씨에게 항공료 100만원을 부담시킨 사실을 부인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망인 소속 기획사를 운영해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기에 급급했다”며 “망인에 대한 최소한의 미안함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인이 작성한 문건이 기억에 의존한 탓에 직함에 오류가 있거나 인물이 구체적으로 특정되기 어렵다해도 망인이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지어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거짓 진술을 일삼으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