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만난 이재명, ‘주 52시간제 완화’ 요청에 “고민해봐야”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경제계에서 요구하는 ‘주 52시간제 완화’에 대해 “만약 꼭 필요한데 제도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라면 엄격하게 제한해서 추가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은 된다.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한국무역협회(무역협회) 회장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은 이 대표에게 무역업계들의 애로사항 등이 포함된 건의안을 전달했다. 해당 건의안에는 정치권의 쟁점 사안인 ▷주 52시간제 완화 ▷안전운임제 재도입 재고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는 주 52시간제 완화안에 대해 “노동시간 부분에 대해 개별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전체적으로 국제 사회와 비교해보면 대한민국의 노동시간이 길다. 전세계 표준 기준에 비해 우리 국내 노동자 평균 노동 시간이 긴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노동계 입장을 들으면 입장이 달라서 정확히 논쟁해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고임금 노동자, 연구개발 등 특정 영역 종사자는 주 52시간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여러군데서 한다”며 “그러나 당내 노동계 쪽 입장을 들어보면 현재 있는 제도로도 충분히 대책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한번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토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처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해야될 극단적 조치라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얘기도 있어서 터놓고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종합 대책 마련 ▷신기술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 도입 ▷산업기술 유출 보호책 강화 등도 제안했다.

이 대표는 특히 네거티브 규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선 깊게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과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허용한다는 개념이다.

이 대표는 “신기술·신산업 영역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면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경쟁이 심각해지는 신산업·신기술 영역은 규제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도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 부분은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