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32억원으로 300% 이상 늘려

알리바바 “국내 판매자 해외 진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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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그룹 베이징 사무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중국 이커머스 알리바바그룹이 자금 투자를 늘리며 국내 도매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알리바바닷컴코리아이커머스(이하 알리바바닷컴)는 이달 7일 자본금 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은 기존 1억원에서 32억원으로 300% 이상 늘었다.

이 회사는 B2B(기업간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닷컴의 한국 법인으로 지난 7월 설립됐다. 알리바바닷컴은 판매자들끼리 거래를 주선하고,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해외 현지 셀러의 국내 진출뿐만 아니라, 국내 셀러의 해외 진출도 돕는다. 알리바바닷컴은 현재 190여 국가 및 지역에 서비스 거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활성 회원은 4800만명을 웃돈다.

알리바바닷컴은 지난 8월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판매 가속화 지원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한 달 뒤인 9월에는 한국 기업 전용인 ‘한국파빌리온’을 열었다. 한국파빌리온은 한국 상품에 관심이 많은 해외셀러들이 필요 상품을 쉽게 찾고 소싱하도록 조성한 사이트다. 사이트에서는 한국 셀러의 상품만 노출된다. 알리바바닷컴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 B2B 바이어(셀러)의 관심과 수요가 사이트를 선보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2023년까지 지난 4년간 7600개의 한국 브랜드가 그룹 플랫폼인 타오바오와 티몰을 통해 34조3000억원에 달하는 상품을 중국시장에 판매했다. 매년 1억명의 중국 소비자가 한국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B2B 비즈니스 영역의 경우, 지난 4년간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은 2550개다.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알리바바그룹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독특한 비즈니스 장점을 발휘해 한국 중소기업과 브랜드의 발전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강조하지만, 도매 사업 확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 위주의 해외 셀러의 국내 진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알리바바그룹의 중국 내수 전용 B2B 플랫폼 1688닷컴이 한국 전문가를 뽑는 것을 두고 ‘국내 직접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 1688닷컴의 국내 법인은 없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이 B2C(알리익스프레스) 시장과 B2B(알리바바닷컴·1688) 시장에 모두 뛰어들고 있다”며 “B2B의 경우 대량 구매로 가격이 더 싸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의 입지는 더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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