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고서 발표’ 투표 강제하는 결의안 발의

민주당 “지명 포기했어도 보고서 통해 성의혹 밝혀야”

공화당 “하원의원직·법무장관 지명 사퇴해 보고서 공개는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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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2월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에 당시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이었던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지명자가 참석한 모습. 게이츠 지명자는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지 8일 만인 21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맷 게이츠 미국 법무부 장관 지명자가 8일 만에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그의 성범죄 의혹을 다루는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은 게이츠 지명자가 사퇴하면서 보고서에 대한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졌지만 민주당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숀 카스텐 하원의원(일리노이)은 보고서 발표에 대한 투표를 강제하는 결의안을 전날 발의한 상태다. 게이츠 지명자가 의회의 인준 문턱 앞에서 낙마했지만 보고서 공개를 통해 그의 성 의혹에 관해 꼭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스텐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게이츠 지명자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것을 포기했다는 소식에는 환영하지만 그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스티브 코헨 하원의원(테네시)도 보고서 공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스텐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은 발의 후 이틀 내에 하원에서 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다음 달 추수감사절 휴회 이후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의원 시절 성매수와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법무장관에 지명되자 지난 13일 곧바로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를 두고 윤리위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게이츠 지명자가 과거 두 명의 여성에게 성관계의 대가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1만달러(약 1400만원) 이상을 송금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에 공화당과 민주당은 윤리위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게이츠가 법무장관 후보에서 물러난 점을 들어 보고서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게스트 하원 윤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 지명자가 물러난 만큼 윤리위가 그와 관련된 성의혹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할 필요는 없다”며 “그는 지명을 철회했고, 더 이상 하원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힐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결의안이 통과될지는 불분명하다”며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도 지난주 게이츠 지명자가 하원의원직을 사임한 것을 두고 보고서 공개에 반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게이츠 지명자의 사퇴 이후 거취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제118대 하원에서 사임했지만 내년 1월 개원하는 제119대 의회에 돌아올지 주목된다.

폴리티코는 “게이츠가 하원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며 그가 2026년에 플로리다 주지사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게이츠 지명자가 의회에 복귀하면 의심의 여지없이 윤리위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며 게이츠와 그의 공화당원들은 다시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