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포럼 2024’ 개회사 통해
기업의 새로운 관점·접근법 강조
“SK 성장에도 디자인 사고 적용
새로운 도전에 맞서 성과 창출”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를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로 대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 개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특징이 근본적으로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쿄포럼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양성 철학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2019년부터 매년 공동 개최해 온 국제회의다. 올해는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22일과 23일 이틀간 열린다.
먼저 최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는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가며 고객 수요를 충족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등 최적의 사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며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디자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기업인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SK그룹의 역사와 성장,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디자인 사고를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7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섬유에서 석유,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으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해 왔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데 디자인 사고가 바탕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추가하고 수용하는 데 항상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왔다”면서 “AI와 같이 모든 사업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복잡한 사업에도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더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탄소 배출 감소, 사회 불평등과 같은 문제 해결에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려면 선의만으로는 부족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회장은 이날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직접 패널로 참석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 창출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일반화될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일 양국의 대학생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유스 세션도 열린다. 최 회장은 유스 세션에 대해 특히 기대가 높다며 “항상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며 불가능을 극복하는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이번 도쿄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다니엘 노박 세계경제포럼 국장 등 학계·경제계 전문가가 발표자와 패널로 참석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해법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이번주 초 ‘202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데 이어 일본을 찾으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일본 출장을 통해 SK그룹의 현지 주요 사업 현장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는 오는 2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13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양국 산업계 간 경제협력 확대를 촉구할 예정이다.
다음 달 초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5회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