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미국 교도소에서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하는 재소자가 탄생한다고 미국 언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성전환 수술 주인공은 캔자스 주 포트 리븐워스 육군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 중인 첼시 매닝(28) 전 육군 일병이다.
정보 분석병이던 매닝은 2013년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군사 기밀과 미국 국무부 자료, 동영상 등을 넘긴 죄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았다.
남성인 그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여성이라고 밝힌 뒤 완벽한 여성으로의 성전환을 위해 수술을 받게 해달라고 군 당국에 요청해왔다. 브래들리라는 원래 이름을 버리고 첼시라는 새 이름으로 여성성을 강조했다.
매닝은 생물학적 성과 성적 정체성 사이의 갈등에서 오는 성적 불행감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온통 남성인 리븐워스 교도소에서 다른 민간 교도소로 이감해달라는 요청도 하고, 성적 불행감 치료도 받고 싶다고 했지만, 모두 묵살당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교도소에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성적 정체성과 관련한 치료를 요구하며 이달 9일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미국 육군은 마침내 치료를 승인하고 성전환 수술도 해주겠다고 매닝을 대변하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약속했다.
10월부터 시행되는 새 국방부 정책에 따르면, 성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군인은 의학적인 치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군 당국의 약속으로 닷새 만에 단식을 멈춘 매닝은 1∼2주 후 의료진을 만나 성전환 수술을 상담할 예정이다.
ACLU는 연방 및 주(州) 교도소, 군 교도소 등 미국 내 교정 시설을 통틀어 재소자가 성전환 수술을 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매닝이 첫 번째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선고 공판 후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 여성임을 선언한 매닝은 2014년 소송을 거쳐 여성임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교도소에서 머리를 기르고 화장을 하며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국방부의 승낙을 받았다.
매닝은 ACLU를 통해 “육군이 마침내 옳은 일을 해 다행으로 여기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항상 원하던 것”이었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