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檢조사 받으러온 최순실 사진에 작은 소동
-오른쪽 옆 주머니 삐져나온 물건 놓고 설왕설래
-검찰 “스마트폰 아니라 비닐 씌워진 명찰이었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직권남용으로 구속된 최순실 씨가 4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사진 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이때 작은 논란이 일었다. 최 씨의 겉옷 오른쪽 주머니에서 전자기기처럼 보이는 물건이 포착된 것이다. 일부는 혹시 스마트폰이 아닌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구속된 이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면, 게다가 최 씨 같은 인물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면 증거인멸 등과 관련해서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이 확인해준 결과, 그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비닐이 씌워진 명찰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5일 “그 사진 때문에 어제도 오늘도 문의가 있었는데, 최 씨 호주머니 물건은 비닐이 씌워진 명찰”이라고 했다.
이같은 해프닝이 있는 것은 최근 최 씨와 검찰을 향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인터넷 상에서 떠돈 최 씨의 ‘대역설’이다. 지난 2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최순실 씨는 진짜 본인이 아니라 대역”이라는 내용의 유언비어가 퍼졌다.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검찰에 출두하던 최 씨의 모습과 2일 새벽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향할 때의 모습이 다르다는게 골자다. 일부 시민들은 “진짜는 오른쪽 머리 탈모가 심하고 쌍커풀이 쭈글쭈글하지만 가짜는 쌍꺼풀도 뚜렷하고 주름도 올라갔다”며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순실 대역설’ 사안이 심각해질 기미가 보이자 검찰은 이례적으로 4일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1차장 이름으로 “항간에 떠도는 최순실 대역설과 관련해 검찰에서 지문 대조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구속돼 조사 중인 피의자는 최순실 본인임이 확인됐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통상 검찰 조사를 받은 이는 본인이 조사에 임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지문을 날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따라서 조사를 받고나온 이가 최 씨가 아닐리는 만무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가라앉지 않자 공식적인 부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그만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너무 충격적이자 국민들 사이에선 도대체 어느 것도 믿을 게 없다는 불신이 깊어졌고,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찰에까지 불신의 불똥이 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31일엔 최 씨가 검찰에 출두한 뒤 “곰탕 한그릇을 다 비웠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곰탕’이 일종의 암호라는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다. 최 씨가 ‘곰탕 시나리오’, ‘설렁탕 시나리오’ 등을 미리 짜놓고 외부 조력자에게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순실 씨 사건에서 혐의나 정황은 많은데 국민들 기대만큼 속속들이 밝혀지는 것이 없어 음모론이 확산되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않고 제대로 수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