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설까지 무난히 일단락 -사드 협의 이후 시진핑 첫 대면 -교류 재개ㆍRCEP 추진 성과 내야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이번주 ‘외교 슈퍼위크’의 핵심 이벤트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8일 방한이 큰 문제 없이 일단락 됐다. 10~11일 중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은 또다른 빅 이벤트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 방한의 위험 요소로 여겨졌던 국회 연설이 무난하게 마무리 되고, 문 대통령은 같은 날 7박8일 간의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외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호전적 언행이 언제 튀어나올지 몰라 가슴 졸이던 한국인들이 한결 안도하게 됐다”(로이터 통신)고 평가하는 등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 분담에 대한 돌출 발언을 찾아볼 수 없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서도 절제된 표현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기지 ‘깜짝 동행은’ 물론, 비무장지대(DMZ) 깜짝 방문을 시도하는 등 정상간 친교에서도 의미를 남긴 문 대통령은 또다른 외교 숙제를 수행하기 위해 동남아를 순방 중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히는 것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할 베트남에서 10~11일 중 열릴 한중 정상회담이다.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한반도 배치에 따른 오랜 앙금을 어느 정도 해소한 뒤 두 정상의 첫 대면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은 7월 독일 베를린 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에 두 번째다.
양국은 사드 협의에서 추후 논의 채널을 군사당국자로 국한시켰기 때문에 한중 정상회담에서 더이상 사드가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막혔던 경제ㆍ문화 교류를 재개하고, 교역을 확대할 적기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특히 중국이 주도해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관련 정책 추진 공감대를 형성할지 관심이다. 미국의 이탈로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RCEP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여전히 참여하는 16개국의 입장을 한 데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도 다음 방문지인 필리핀에서 13일 RCEP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에, 시 주석과 회담에서 합의 타결을 위한 진전을 볼 수 있을지 관건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ㆍ베트남ㆍ필리핀 등 연쇄 방문을 통해 제3의 해외 신시장 발굴의 머릿돌을 놓을지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미ㆍ중을 넘어 제3각으로 외교ㆍ교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동남아는 그 핵심에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 기업과 방위산업ㆍ전자상거래 분야의 교역ㆍ투자 협력을 증진하는 양해각서(MOU) 체결, ‘신남방정책’ 청사진을 발표할 기조연설이 이번 동남아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