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울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처음으로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용마폭포공원 축구장 관리인 김 모씨가 지난달 14일 ‘산양을 봤다’고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제보했다.

멸종위기종 1급 산양, 서울서 첫 발견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들은 이달 13일 용마폭포공원 인근 산지를 현장 조사해 산양의 배설물을 확인하고 이 지점에 무인 카메라 2대를 설치했다.

조사단은 사흘 뒤인 16일 다시 현장을 살피다 산양 1마리를 맞닥뜨렸다. 이 산양은 조사단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달아났다.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이 서울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양은 고도 600∼700m, 경사도 30∼35도의 바위가 많은 산악지대에서 주로 활동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800∼900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서식 지역은 설악산, 비무장지대(DMZ), 경상북도 울진, 강원도 삼척ㆍ양구ㆍ화천 등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처음 제보를 받았을 때는 서울에 산양이 서식한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며 “어떤 경로로 서울까지 왔는지가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 인근인 경기도 포천에서는 2013년 10월 산양 1마리가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바 있다. 용마폭포공원과는 약 30㎞ 떨어진 곳으로, 이들 산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환경부는 추정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포천에서 죽은 산양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에 서울에서 발견한 산양 배설물을 통해 유전자를 분석해 포천 산양과 비교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체가 발견된 곳과 용마폭포공원 사이에는 6차선 도로 2개가 있다”며 “이 큰 도로를 건너온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용마폭포공원 일대에서 서식하는 산양이 한 마리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거한 산양 배설물이 두 종류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 마리가 배설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산양의 존재와 수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오는 23∼24일 용마폭포공원 일대에 드론(무인항공기)을 띄울 계획이다.

환경부는 산양의 서울 유입 경로와 서식환경을 조사한 뒤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서울 산양’을 주요 서식지로 옮길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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