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우여곡절 끝에 임명장을 받으며 문재인 정부의 두번째 환경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인사청문회 이후 야당의 반발 속에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며 2주 가량 미뤄졌던 임명이다.
조 장관 임명으로 사실상 장관 부재 상황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던 환경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이 가시화하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9일 임명 직후 밝힌 입장문을 통해 ▷사회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환경복지 확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환경보전과 개발 사이의 사회적 갈등 예방 ▷녹색일자리 확충과 녹색경제 실현 등 4대 정책 기조를 밝히며 향후 환경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미세먼지 해결, 4대강 보 처리 방안, 흑산공항 건설 논란 등 주요 환경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조 장관은 업무 파악과 현안 대응을 동시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취임식도 갖기 전 당진화력발전소를 방문해 미세먼지 저감 계획과 이행방안을 챙기는 행보에 나선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환경부 안팎에선 조 장관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인사를 통한 내부 조직 다지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환경부는 17개 국ㆍ실장급 고위공무원 중 네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전임 김은경 장관이 지난 8월부터 교체설에 시달리며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특히 공석인 자리 중에는 예산 편성ㆍ집행, 인사 관리, 국회 대응, 조직내부 관리 등을 맡는 기획조정실장도 포함돼 있다. 박천규 현 차관이 지난 8월 승진한 이후 두 달 가까이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내부 컨트롤타워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와 더불어 한국환경공단 이사장ㆍ감사, 국립생물자원관장, 환경산업기술원 등 산하기관 인사도 첩첩이 쌓여있다.
고위직 인사가 밀려있다보니 과장급 이하 직원들의 승진ㆍ이동 역시 연쇄적으로 이어져야 할 판이다. 조 장관 취임 초기 어수선한 부처 다잡기가 첫 관문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조 장관이 취임 직후 행사하는 인사권에 환경부 조직 안정 여부가 갈릴 것”이라며 “더불어 전임 장관의 사실상 부재 기간이 길었던만큼 인사를 통한 조직 장악 여부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