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농약살포 등으로 1979년 DMZ서 마미작 발견후 자취 감춰 국립생태원, 10년간 복원 노력끝에 22일 창녕서 40마리 방사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지난 1979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따오기가 중국에서 도입한 한 쌍으로 복원에 나선지 10년만에 야생에서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멸종한지 40년만으로, 야생 따오기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상남도, 창녕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를 오는 22일 경남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자연으로 방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관련 동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 키는 약 75~78㎝로,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150~160㎝에 달한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 전역에 분포한다. 1860년 무렵에는 우리나라에 많은 따오기가 분포한다는 기록이 있다.1913년에는 서울 북부 지역에서 50마리의 따오기 무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사진이 찍힌 뒤로 야생 따오기는 국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따오기는 행동이 비교적 느린 데다 주로 사람이 사는 곳 주변에 서식해 사냥으로 쉽게 희생됐다”며 “이런 남획과 농약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먹이 감소 등으로 멸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복원 노력이 시작됐다. 창녕군은 2009년까지 1년간 중국 사육사로부터 기술을 전수해 독자적인 증식기술을 개발했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컷 두 마리를 추가로 기증한 것을 계기로 복원 시도가 본격화했다.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가 증식 복원에 헌신한 결과 따오기들은 현재 363마리로 늘어났다. 그간 국내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따오기복원센터 직원이 24시간 따오기를 지키는 등 지극 정성을 다했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상남도도 창녕군을 지원해왔다. 한·중·일은 2008년부터 ‘따오기 국제 세미나’를 열어 복원 기술 등을 교류했다. 이번에 방사하는 따오기는 총 40마리다. 1979년 멸종된 지 40년 만에 방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40마리의 따오기는 최근 3개월간 야생적응훈련장에서 비행, 대인·대물 적응, 먹이 섭취, 울음소리 적응 훈련 등을 받았다.
창녕군은 방사될 따오기에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자, 자원봉사자 등 80여 명이 매일 따오기를 관찰할 계획이다. 따오기가 질병에 걸리거나 다치면 올해 12월 창녕에 마련되는 천연기념물구조·치료센터에서 치료할 방침이다. 외국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에 방사되는 40마리의 생존율이 높지 않을 우려가 있다. 일본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따오기를 방사한 결과 3년간 생존율이 40% 수준에 그쳤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연방사’ 방식이 채택됐다. 따오기가 3개월간 훈련하고 있는 야생적응훈련장 출입문을 개방해 따오기가 야생과 훈련장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상자에 1마리씩 넣었다가 상자 문을 열어서 나가게 하는 ‘경방사’보다 따오기에 스트레스를 덜 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창녕에서는 야생 방사 행사가 열린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경수 경남지사, 한정우 창녕군수 등과 중국·일본의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따오기들이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도록 미꾸라지도 풀어놓을 계획이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따오기 복원이 앞으로 더 많은 생물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따오기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생태계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나는 복원 노력으로 되살아난 따오기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관계 당국의 철저한 관리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따오기가 자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까이 접근해 촬영하는 등의 행동을 피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