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통해 ‘긴다리비틀개미’ 대량 유입… 긴급 방제 조치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베트남에서 인천항을 통해 국내로 수입된 화물의 나무 포장재에서 ‘긴다리비틀개미(Anoplolepis gracilipes)’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긴다리비틀 개미는 국내 ‘유입주의 생물’로 관계 당국이 긴급 방제 조치를 했다.

인천광역시는 지난 5일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긴다리비틀 개미를 발견, 방제 조치를 했다고 7일 밝혔다.

인천시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이날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한 결과, 긴다리비틀개미 여왕개미 3마리와 일개미 3600마리, 번데기 620마리를 확인했다.

이들 개미는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시로부터 수입돼 인천항으로 입항된 3개 화물의 나무 포장재에서 발견됐다.

인천시는 조사 결과, “이들 화물이 이중 밀봉된 상태로 수입돼 항만에서 업체로 운송되는 과정에서는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환경부와 협력해 발견 장소에 도착하기에 앞서 긴다리비틀개미가 사업장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발견 장소 주변을 폐쇄하고 잔여 화물을 개봉하지 않도록 했다.

사업장 관계자는 발견 장소 주변을 폐쇄하고 잔여 화물 2개는 개봉하지 않은 채로 남겨두는 한편 개봉한 1개 화물 주변에는 개체가 유출되지 않도록 살충제를 뿌린 수건을 두르는 등 조치를 취했다.

현장에 도착한 후 발견 장소 주변에 통제선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해당 개체의 예찰을 위한 포획 트랩을 총 75개(사업장 내 50 개, 사업장 주변 지역 25개) 설치하고 검역본부에 의뢰해 훈증 소독 조치했다.

시는 이번 주에 발견 지점 및 그 주변지역을 상시 예찰하면서 혹시 모를 긴다리비틀개미의 자연 생태계 유출을 철저히 방지할 계획이다.

긴다리비틀개미는 인체에 피해를 입힌 사례는 없으나 농업 및 도시 지역 등을 가리지 않고 군집을 만들어 일부 생물종에 위해를 끼치는 등 생태계 교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국내 자연 생태계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종이며 지난달 말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됐다.

한편, 환경부는 긴다리비틀개미에 대한 위해성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생태계교란 생물’ 또는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하는 등 해당 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