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당시 인천 미추홀구청 주무관·팀장·과장 등 징계 요청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의 오염 토양을 외부로 반출해 정화할 수 있도록 승인해 준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게 됐다.
29일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5개 인천지역 시민단체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8일 이같은 내용의 공익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당시 인천시 미추홀구청 주무관, 팀장, 과장 등 3명을 징계하라고 미추홀구에 요청했다.
인천시민환경단체들은 그동안 토양환경보전법상 오염토양 반출정화는 위법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미추홀구청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불법적인 행정처리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광역시도 판단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보류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감사결과는 미추홀구청이 토양환경보전법을 임의로 해석하면서까지 사업자 편에서 특혜행정을 펼친 것이 확인된 것으로, 인천시와 미추홀구청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인천시만단체들은 강조했다.
또한 행정기관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만큼, 사업부지 전체에 대한 토양조사와 정화계획에 대해서는 민·관이 공동으로 공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추홀구는 지난해 3월 사업 시행자인 DCRE가 제출한 오염 토양 반출 정화 계획서를 승인했다.
토양환경보전법 제15조 3항에 따라 오염 토양을 정화할 때는 오염이 발생한 부지에서 정화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환경부령이 정한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 외부 반출이 가능하다.
환경부가 정한 반출 정화 가능 대상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지역 내 건설공사 현장도 포함된다.
구는 지난해 3∼11월 해당 부지에서 구조물 철거 공사가 이뤄져 위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오염 토양을 반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부지가 공장 지역인 3지역이고, 토양 오염 수치가 우려 기준(3지역 기준)을 넘지 않아 관계법에 규정된 오염 토양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해당 블록에 있던 오염 토양 36만3448㎥ 가운데 35만22㎥(96.3%)가 외부로 반출됐다.
감사원은 “이미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오염 토양이 발견돼 지난 2011년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반영된 만큼 부지 내 정화가 맞다”며 “해당 오염 토양은 건설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구는 관계 법령에 따라 외부 반출 정화 계획서를 반려해야 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