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지상국과 첫 교신 성공
상시 환경관측센서 ‘젬스’ 탑재
미세먼지·해양오염 실시간 감시
[기아나=공동취재단·구본혁 기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환경 및 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가 19일 오전 7시 18분(현지 시간 18일 오후 7시 18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2B호는 앞으로 10년 동안 고도 3만6000㎞ 상공을 돌면서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과 적조녹조 등 해양환경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성공률 98.6%를 자랑하는 아리안5ECA 발사체 실린 천리안 2B호는 당일 예고했던 시간과 한 치의 오차 없이 발사됐다.
천리안2B호는 발사 25분 뒤 전이궤도에 진입했다. 이후 31분 뒤 발사체에서 위성이 분리됐으며 호주 동가라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태양전지판 완전전개는 2시간 만에 이뤄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천리안2B호의 본체 시스템 등 전반적인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고, 발사체를 통해 도달하려는 목표 전이궤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을 확인했다.
발사 뒤 2주 정도가 지나면 표류궤도(정지궤도에 거의 근접한 궤도)에서 고도를 높이고 한반도 상공인 동경 128.25도에 진입한다. 발사 약 한 달 뒤에는 목표 정지궤도에 자리 잡게 된다.
정지궤도에 안착하면 천리안2B호는 수개월 간 환경 및 해양탑재체의 성능 최적화 등 초기운영 과정을 거친 뒤 본격적인 운용에 돌입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유발물질 등 대기환경 정보는 2021년 1월부터, 적조?녹조 등 해양환경 정보는 올해 10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천리안2B호는 세계 최초로 대기 환경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환경관측센서 젬스(GEMS)를 탑재하고 있다. 젬스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 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큰 환경 문제로 꼽히고 있는 미세먼지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한반도 상공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는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며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최근 환경문제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월경성 오염물질 감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기존 다른 위성들은 하루에 1~2번 신호를 받았지만, 천리안2B호가 운용되면 12시간을 계속 받을 수 있다”며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미세먼지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리안2B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2B호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위성”이라며 “이를 통해서 미세먼지의 발생 지역과 이동경로,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물질을 관측해서 향후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양 오염물질 이동경로를 관측하고 유류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동경로를 관측해서 해양문제와 재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