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미국 하버드대 전염병 전문가인 마크 립시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내 전 세계 인구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언론 애틀랜틱에 따르면 마크 립시치 교수는 “코로나19가 궁극적으로 억제되지 않을 것이고 특히 한국, 일본, 이란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인구의 40~70%가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감염된 모든 사람이 심각한 병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분명히 한 뒤 “많은 이들이 가볍게 앓거나 무증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만성질환자와 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인플루엔자도 대부분 의료서비스 없이 지나가고 약 14%가 무증상이다. 그는 또 “지금까지 병에 걸린 사람들의 약 1~2%만이 사망했다”면서 “감염자 수가 아픈 사람들의 수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덛붙였다.

애틀랜틱은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것이라는 생각이 립시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전염병학자 사이에 대두되는 공감대는 코로나19가 ‘5번째 코로나 유행병’인 신종 계절성 질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애틀랜틱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 심각해진다면 ‘감기와 독감’ 계절이라는 말이 ‘감기와 독감, 코로나19’ 계절이라는 말로 바뀔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인류 최대 70% 감염가능”…신종 계절병 질환 될 수도
[사진설명: 코로나19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Vero cell)의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생활사를 보여준다. ① 세포 내에 가득 모여 있는 바이러스 입자, ② 세포 밖으로 이동 중인 바이러스 입자, ③ 세포 밖으로 터져 나온 바이러스 입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이같은 언급은 국내에서도 나온 바 있다. 앞서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의과대학)도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새 감염병은 전 인구가 면역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하면 전 인구의 40%가 감염된다”고 말한 바 있다. 오 위원장은 한국 인구의 40%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폐렴으로까지 진행되는 환자는 발병자의 10%이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1%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만분의 4’라는 사망률을 국내 인구에 적용하면 5000만 명 중 2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추정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최대 2만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학술적 예측인 셈이다.

한편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 24일 발표한 ‘확산하는 코로나19: 감염의 정점과 증시 조정의 규모·기간’ 보고서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약 1개월 뒤인 3월 20일 정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최대 감염자 수는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 오후 4시 기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77명인데, 여기서 딱 10배로, 앞으로 9000여명이 더 추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전망을 하는데 바탕에 깐 가정은 대구시민의 감염자 수이다. JP모건은 대구시민 240만명 가운데 3%(7만2000명)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고, 따라서 중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2차 감염이 일어난다고 가정한 다음, 앞서와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