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온라인수업 기준 만들기 착수
‘원격교육시범학교’ 선정, 다음주 시범운영
온라인학습방ㆍEBS방송 등 ‘미흡’ 지적
“온라인개학, 개학연기 모두 대혼란 예상”
맞벌이부부들, 장기간 개학연기에 발동동
“교육부, 실효성 있는 대책 내놔야”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또다시 개학이 연기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6일 개학에 대해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고, 교육부는 수업이 중단되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온라인 개학’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준비가 미흡해 추가 개학 연기든, 온라인 개학이든 대혼란이 예상된다. 장기간 개학 연기에 따른 실효성 있는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초·중·고등학교를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다음달 6일 개학 이후 교실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대면수업처럼 법정 수업일수와 수업시수(이수 단위)로 치려면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준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원격수업 등 정보통신 매체를 이용해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초·중·고를 위한 온라인 수업 기준을 만든 적은 아직 없다.
이와 관련해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온라인 수업의 일반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원격교육 시범학교’를 선정해 운영한다. 다음주 한 주간 시범학교들은 정규수업처럼 시간표를 짜서 가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교육부와 교육청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기존에 교육부가 개학 연기 대책으로 내놓은 온라인 학습방이나 온라인 특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EBS 홈페이지도 접속이 마비되곤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소득층, 농어촌학생 등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 등 준비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는 둔 학부모 K씨는 “개학 연기로 인한 대책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온라인 개학이 가능하겠느냐”며 “추가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겠지만 이에 따른 대책이나 제대로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둔 워킹맘 M씨는 “추가 개학 연기가 달갑지는 않지만 온라인 개학 역시 부모가 챙겨줘야 하는데 맞벌이부부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 달 동안 교육부는 뭘 했는지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부가 일선 학교 현장의 현실을 모르고 탁상행정을 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책 없는’ 개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발표한 ‘학교 안팎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추진 방안이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개학 후 학년별 수업 시작과 종료 시각을 다르게 해 학생 접촉을 최소화하고, 학생 좌석 간 간격을 최대한 떨어뜨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급식은 시간을 달리하고 도시락이나 교실 배식, 식당 배식 중에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한정된 교실에서 좌석 간 간격을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겠느냐”며 “수업 시작과 종료 시각을 다르게 하는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급식의 경우 교실 배식은 인력 문제로 아예 불가능하며, 식당 배식은 칸막이를 설치해야 하는데 관련 예산이 없지 않으냐”며 “급식시간을 다르게 하는 것도 말만 좋지, 교육부가 학교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다음달 6일 개학을 앞두고 또 한 차례 개학을 연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간 수업일 수의 10%인 19일의 수업 감축이 가능한데 이 가운데 아직 9일을 더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대 4월 20일로, 2주 또 개학이 연기될 여지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음달 6일 개학이 가능할지, 개학을 또 연기할지, 온라인 개학을 병행할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