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입원한 9세 환자 코로나19 '양성'

환자 다녀간 소아응급실·혈관조영실 등 폐쇄

병원 “의료공백 생기지 않도록 최선 다할 것”

'빅5' 병원도 뚫렸다…
31일 서울아산병원은 1인실에서 입원해왔던 9세 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음압병실로 옮겼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앞.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발생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병원들은 코로나 상황 초기부터 병원 방문객 모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의 선제적 조치를 해왔지만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환자로 인해 방역망이 뚫렸다. 상급종합병원에는 암 환자 등 중증질환자가 많아 추가 감염자가 나올 경우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1인실에 입원해있던 9세 여아가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을 받아 지난 31일 음압병실로 옮겨졌다. 진단검사는 환아가 입원 전 의정부성모병원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이뤄졌다.

의정부성모병원에서는 31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0명이 나와 1일부터 병원이 전면 폐쇄됐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전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환자의 경우 처음 병원에 왔을 때 두통을 호소했고 미열이 있었지만 진단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 입원을 하게 됐다”며 “현재 환아를 음압병실로 옮겨 치료 중이다”고 말했다.

환아가 머물던 병실의 주변 입원환자들도 음압병실로 함께 옮기고 ‘병동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다.

또 환아의 이동 동선에 포함된 소아응급실과 혈관조영실, 응급 자기공명영상(MRI)실, 신관 13층에 있는 136병동(45병상)을 폐쇄했다. 폐쇄된 시설의 운영을 언제 재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현재 접촉자가 몇 명인지 등 역학조사는 서울시 상황실에서 진행 중”이라며 “폐쇄된 구역은 병원 시설 중 일부로 병원은 기존 입원 환자들이 피해없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와 관련 “병원 규모가 크다 보니 접촉자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런 상급종합병원에는 암 환자 등 중증질환자가 많이 입원해 있다.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 접촉한 의료진이 격리되고, 환자가 다녀간 구역이 폐쇄되는데 이로 인한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도 불안하지만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의 경우 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제때 항암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