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입 꾹 다물고 반드시 참겠다”
황교안 “부모님 자부심마저 망하게 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5일 기준 열흘 남은 4·15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 각각 '대표 주자'를 맡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날 선명히 다른 '총선 메시지'를 내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여야 대립을 자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했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을 미워한다'며 경제·안보·코로나19 문제를 제대로 해결 못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 여당의 포용, 제1야당의 투쟁력을 선보인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전날 종로 명륜동 유세에서 "우선 저부터 황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진 않겠다"며 "혹시 제 마음속에서 (황 대표를)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입을 꾹 다물고 반드시 참겠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 그리고 (황 대표 지지자들도)이낙연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며 "우린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할 처지"라고도 했다. 그는 "위기의 계곡은 아직도 우리 앞에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며 "위대한 국민을 믿고 우리 앞에 놓인 위기의 강, 고통의 계곡을 국민 어떤 분도 낙오하지 않고 건너도록 손 잡아야 한다. 이해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든 것은 무능한 정권의 문제"라며 "권력에 눈 먼 자들이 제구실을 못해 우리가 험한 꼴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미워한다"며 "내 아버지, 어머니의 자부심마저 망하게 하지 않았느냐. 나에게 저주를 일으키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글을 내렸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내용 보완을 위해 비공개로 했다"며 "'미워한다'는 말은 특정 개인을 겨냥한 게 아니다. 현 정권의 독단, 위선, 무능을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