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 서울 강남구갑 당선인 인터뷰
‘엘리트 탈북민’ 출신 첫 지역구 입성
“北 입장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
“종부세 인하 추진…평화 가교 역할”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서울 강남갑)은 최근 북한 관영매체 등에서 자신을 직간접적으로 조롱하는 글이 올라온 데 대해 “북한으로선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탈북민 출신의 태 당선인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의 선거 사무소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체제’를 등진 제가 대한민국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만큼, (그런 공격은)당연히 예상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대한민국의 지역구 의원으로 뽑혔다는 소식은 북한에 퍼질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받을 충격과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같은 날 태 당선인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구를 놓고 “부패 소굴”이라며 “부유층은 공개적으로 도박·마약을 하며, 경찰도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태 당선인의 당선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강남 내 아파트 브랜드 이름이 북한식으로 바뀔 것이라는 혐오성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태 당선인은 이를 놓고 “그간 공격 지점은 저 하나로 집중돼 있었는데 범위를 강남 전반으로 넓힌 것은 뜻밖”이라며 “저를 표적 삼은 조롱들이 먹혀들지 않아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북한 사람들은 노래 ‘강남 스타일’을 통해 강남을 잘 알고, 환상도 갖고 있다”며 “북한(지도층)이 강남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해 이번 일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 당선인은 1호 공약으로 재산·종합부동산세 인하를 내걸었다. 시장경제 원칙을 거스르는 모든 정책과 맞서 싸우겠다고 한 그는 ‘역차별’ 등의 논란거리가 될만한 현안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었다.
그는 “2년간 거듭 뛰고 있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인해 많은 시민이 불안해한다”며 “강남을 억누르는 과세 부담을 덜어주는 입법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도 선거 공약을 통해 (부당함을)인정한 만큼, 필요하다면 여당과도 협력할 것”이라며 “이들이 선거가 끝났다고 입장을 뒤집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영 북한대사를 지낸 바 있는 그는 ‘남·북 평화’를 위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 전 세계의 주요 인사들과 평화, 남·북 주민 간의 화합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