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시 수질민원 55% 급감
대부분 녹물·냄새 등 혼탁수 불만
최다는 동작, 이어 강남·관악구 順
올 들어서 서울에서 수돗물 수질 관련 민원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55% 급감했다. 지난해 여름 문래동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지 반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 터라 눈길을 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질민원 접수 건 수는 모두 101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46건) 보다 42.5% 줄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321건으로 전년 동월(712건)에 견줘 절반으로 떨어졌다. 수질민원은 수질 검사 신청도 포함한 것이다. 외부인(검사인)을 집 안으로 들이기 꺼려하는 등 시민들이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민원 내용을 보면 단순 수질검사가 507건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녹물이나 붉은 물 등 혼탁수가 29%, 알갱이 등 이물질이 3%였다. 키워드로 묶어 보면 녹물(154건), 냄새(26건), 흙탕물(16건), 적수·분홍띠(14건), 검정색(10건) 등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동작구가 66건으로 가장 많고, 강남구 65건, 관악구 61건, 성북구 53건 순이다. 수질민원 상위 자치구는 지난해와 비교해 순위 바꿈이 일었다. 지난해에는 문래동이 속한 영등포구가 1위였고, 구로구, 강남구, 양천구, 관악구 순이었다.
전체 424개 동 가운데 수질 민원이 발생하지 않은 동은 73개 동(17.2%)에 불과했다. 나머지 351개 동은 평균 2.9건 꼴로 민원을 제기했고, 노량진1동, 상도4동, 상일동, 정릉동, 상도1동, 석관동, 염창동 등 7개 동에선 9건 이상씩 민원을 넣었다.
서울시가 급수불편 민원이나 취소 건을 제외한 632건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1건에서 먹는 물 수질 법적 기준이 초과 검출됐다. 164건은 ‘건강하고 맛있는 물 가이드라인’ 기준을 초과했다. ‘건강하고 맛있는 물 가이드라인’ 기준은 탁도, 잔류염소, 구리, 철, PH 등 5개 항목에서 법적 수질 기준보다 강화된 서울시만의 수질 관리 기준이다.
시는 민원이 집단 발생한 지역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급수공사나 소화전밸브 보수공사 뒤 일시적 혼탁, 대단지 새 아파트 입주에 따른 단순 수질검사 요청 등으로 봤다. 시 측은 다만 동작구 노량진1동에 대해선 “취약관로 관말 지역으로, 향후 수질사고의 개연성이 있는 지역으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