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민간 경제전문가 27명 설문조사
긴급사태 선언에 소비·투자 급감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올 2분기(4~6월)에 일본 경제가 1945년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산케이신문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민간 경제전문가 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와 비교해 21.8%(연율 환산) 격감할 것으로 평균적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예상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3월)에 기록된 -17.8%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사태 선포를 계기로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을 역성장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국 긴급사태 발령에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서는 등 종식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애초 이달 6일까지로 잡았던 유효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산케이의 이번 조사에서 긴급사태 선포 기간이 겹치는 올 2분기의 일본 경제성장률이 최대 42.0%의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경제전문가도 있었다.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한 전문가가 9.8%의 감소폭을 제시했다.
산케이는 “거의 모든 전문가가 경제 역성장의 요인으로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외출 자제로 개인소비가 급감한 점을 들었다”면서 “1개월가량 긴급사태가 연장될 경우 개인 소비지출이 19조5000억엔(약 223조원) 정도 위축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또 수출과 방일 외국인 감소, 기업 실적·자금사정 악화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를 올 2분기 일본 GDP를 떨어뜨릴 요인으로 거론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후반으로 갈수록 일본 경제가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