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타운홀미팅서 조기 경고 묵살 논란 반박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상황 아니었다”
“행정부의 대응 없었다면 사망자 백만 넘었을 수도” 자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행정부가 일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전문가 및 백악관 내부의 경고를 받았는데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늑장 대응’을 둘러싼 비판을 방어하고 나섰다. 그는 애초 자신이 심각한 경고를 무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행정부의 대응 덕에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오후 폭스뉴스를 통해 중계된 타운홀미팅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정례 회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고를 들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별것 아닌 것처럼 표현됐다”고 밝혔다. 행정부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보고는 듣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1월 23일에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고는 들었지만 실제 유입된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그것은 짧은 대화였고, 당장 뭘 해야 한다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와 관련한 당국자들의 경고를 들은 직후 국경 폐쇄를 지시한 것은 ‘자신’이며, 20여명의 회의 참석자 중 이를 주장한 것은 자신밖에 없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여행 제한을 추진한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당국자들의 경고 때문이 아니었다”면서 또다시 “그들은 사실상 코로나19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을 경고하는 정보 당국의 보고를 묵살했다는 언론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올린 트윗에서 “정보 당국이 방금 내가 옳았다고 보고했으며, 중국발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 직전인 1월 말까지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면서 “그들은 또한 매우 위협적이지 않거나 사실의 문제나 방식으로 바이러스에 대해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지난 1월 30일 중국발 여행 제한 조치를 시작으로 빠르게 국경을 닫은 자신의 결정이 추가 피해를 막았다며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미국의 사망자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치명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히면서도 “(행정부의 대응이 없었다면) 최소 100만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외신은 단순히 국경 폐쇄가 아니라 초기 경고 이후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기 전까지 기간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행 제한이 미국의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미 행정부는)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에 검사와 의료장비를 확충함으로써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할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