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에 1000만弗 쾌척

아동 결핵 예방 BCG를 코로나에

WHO, 임상시험 국한이라는데…

게이츠, 백신에 3064억 기부 중

일단 쏘고 본다?…빌게이츠, 코로나 백신 위해 BCG에 120억 기부
[빌&멀린다게이츠 재단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인 빌 게이츠〈사진〉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아동 대상 결핵 예방백신으로 잘 알려진 BCG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1000만달러(약 122억원)를 기부했다.

5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호주 멜버른대의 나이겔 커티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이런 금액을 기부했다. 코로나19를 연구하는 호주 측이 받은 기부액으로선 단일 최다 금액이다.

커티스 교수는 “BCG가 특정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임시 효능 촉진제로써 쓰일 수 있을지 희망을 갖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BCG가 면역체계를 강화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BCG가 코로나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지 보려고 시험하고 있다”며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걸리 위험이 높다는 걸 아는데, 이 백신이 심각한 감염을 줄이고, 감염자가 더 빨리 회복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3~6개월 걸릴 거라고 예상했다.

연구는 3월 27일 멜버른왕립아동병원에서 시작해 이제까지 2500명의 의료계 종사자들을 모집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 측이 커티스 교수 측과 접촉한 건 한 달 전이다. 네덜란드·스페인 등에서도 4000명의 의료진을 상대로 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결과를 낙관하긴 이르고, 섣부른 사용도 바람직하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에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과 커티스 교수는 지난 주말 BCG는 현재로선 임상시험용으로만 써야 한다고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오남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초기 제한적으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떠벌렸지만, 잠재적으로 해로운 약이라는 결과가 나온 게 반면교사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연구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현재까지 2억5000만달러(약 3063억원)를 기부한 걸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