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기존 냉장고 등 26개에서 49개 품목으로
‘전자제품 등 자원순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기존 냉장고·세탁기 등에만 적용되던 유해물질 사용 제한이 앞으로는 제습기·전기안마기 등을 제조·수입할 때도 적용된다.
환경부는 전기·전자제품에 유해물질 사용 제한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9일부터 1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2018년 10월 5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된 후 업계 협의 등을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다시 한번 입법예고됐다.
개정안은 국제 환경기준인 유럽연합(EU)의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을 준용해 유해물질 사용제한 대상 전기·전자제품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은 전자제품 제조 시 유해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덜 유해한 물질로 대체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그간 유해물질 사용제한이 적용되는 전자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26개 품목이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제습기, 전기안마기, 스캐너 등 23개 품목이 추가돼 총 49개 품목으로 늘어난다.
또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인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부틸벤질프탈레이트, 디부틸프탈레이트, 디이소부틸프탈레이트 등 프탈레이트계 4종을 전기·전자제품 사용제한 물질로 추가한다.
개정안에 따라 전기·전자제품을 제조·수입하는 업자는 유해물질 함유기준을 준수해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해야 한다.
국내 유해물질 관련 기준이 국제 기준과 다를 경우 국내 제품의 경쟁력 약화, 수출국의 행정처분 및 시정조치(리콜) 등 피해를 볼 수 있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 시행을 위해 이해관계자와 약 6차례 간담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용했다. 국내 시행 시점을 1년 이상 연기해 관련 업계가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12월 31일 이전에 제조되거나 수입된 제품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이해관계자, 국민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법령 개정은 유럽연합 등 국제 환경기준을 국내 환경법령에 적용해 유해물질 함유기준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제조업의 대외 경쟁력을 향상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국민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