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 시청광장서 박원순 시장 죽음 비난
주변 지지자들 “조문하는데서 이러지 말라”
서로 얼굴 붉히며 실랑이 벌이다 경찰 제지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가 11일 서울시청 앞에 마련되면서 이날 아침부터 현재까지 박 시장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모여들었고 일부 시민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시장의 조문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기관장(葬)으로 5일 동안 치르기로 서울시가 결정하면서 이에 대한 찬반여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박 시장의 죽음을 두고 ‘3선(選) 시장’에 걸맞는 예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성추행 고소 건이 접수된 상황에서 분향소를 비롯해 장례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현재 39만여명이 동의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께 분향소 맞은편 광장에서는 박 시장의 조문을 반대하는 시민과 지지자들이 얼굴을 붉힌 채 실랑이를 벌였다.
한 여성이 분향소 설치 반대와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해 비난하자 인근에 있던 박 시장 지지자들은 “조문하는데서 이러면 어쩌냐. 여긴 상가집이다”, “젊은사람이 상가집에서 부채질 하냐…그냥 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결국 욕설까지 오가자 경찰이 나서 양 측을 말렸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상에서도 분향소 설치를 두고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는 시민들을 위해 필요하다’, ‘서울시의 결정에 이해가 안간다’는 등 다양한 글들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