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15일 “그린벨트 해제 검토” 밝히고
김상조 청와대 실장도 17일 “이미 의견 정리됐다”고 했지만
주말새 정세균 추미애 이재명 등 정부 여권인사 반대 발언 잇따라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문재인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이미 당정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한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 “당정이 이미 의견을 정리했다”며 이 안건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공급대책 중 하나로 놓고 검토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따라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정부내에서도 “검토한다, 안한다” 등으로 혼란을 빚은 이건이 일단은 검토에 무게중심을 두고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정부와 여권 주요인사들이 주말새 잇따라 신중과 반대입장을 표명하면서 다시 혼란에 빠졌다. 제대로 검토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의견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장만 혼란스러워지는 형국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당정이 검토 중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정이 의견을 정리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관련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한마디 거들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분양가 상한제 제도 아래서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면 집값은 못잡고 오히려 전국적으로 '분양광풍'만 일어날 것”이라며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지은 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크게 낮아서 '로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핵심 요지의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방식보다 도심 재개발, 도심의 용적률 상향, 경기도 일원의 신규택지 개발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린벨트 훼손을 통한 공급확대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한정된 자원인 땅에 돈이 몰리게 하면 국가의 비전도 경쟁력도 놓칠 것”이라며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도 안 된다”고 썼다.
한편 청와대는 그린벨트 해제 문제와 관련, 19일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데 이어 “좀 더 고민해야 한다. 효과라든지, 비용이라든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