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 만에 ‘전셋값 상승’ 최고
강북 신축, 수개월 새 1억원 상승
전월세 상한제 도입시, 월세 전환 속도 낼 것 전망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서울 전셋값 상승이 심상치 않다.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전까지 전셋값이 오르고, 이후 월세 전환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7월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1.9로 집계됐다. 해당 지수는 0~200범위로 100을 넘을수록 ‘상승’ 전망이 강하다. 130을 넘긴 것은 2016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전국의 KB국민은행 4000여곳 회원 공인중개업소의 체감을 반영해 작성하는 지수로, 실제 시장에서 느끼는 전셋값 상승 압박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셋값은 말 그대로 급등세다. 1억원 이상 상승도 허다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금호동 래미안하이리버 84㎡는 연초만 해도 전셋값이 6억원이었지만 22일에는 7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84㎡의 경우도 21일 보증금 8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지난 7일 8억원에 거래된 지 2주일 만에 9000만원이 올랐다. 호가는 10억원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하며 1년 넘게 단 한 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재건축 입주권이나 청약 1순위를 얻기 위해선 실거주를 해야 하므로 거주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무이자 대출’ 역할을 했던 전세 대신 월세 시장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임대인 입장에선 저금리 환경에서 전세 제도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은 데다가, 보유세 인상분을 월세로 충당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선 월세 전환이 증가세다.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는 1단지부터 4단지까지 신고된 이번달 전월세 계약건 7가운데 3건이 월세를 내고 있다. 가장 월세금액이 큰 건은 3단지 84㎡로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20만원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월세 상한제는 사실상 전세 상한제다”면서 “월세는 2년에 5%이상 올리기 힘든 시장 환경상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월세상한제 도입이 이뤄지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전세 종말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임대차 3법 시행이 불가피하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