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강풍 얼마나 세길래…사람·바위도 날아갈 수준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올라오면서 제주가 25일 밤부터 바비의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25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9m인 강도 강의 중형태풍으로 서귀포 남남서쪽 약 460㎞ 해상에서 시속 16㎞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이날 오후 9시께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m인 '매우 강' 상태로 세기가 세져 26일 오후 9시까지 '매우 강'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풍 바비는 '매우 강' 상태로 제주와 전남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도 '매우 강'인 태풍이 2000년대 들어 한반도에 상륙한 사례는 없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준 태풍인 2002년 '루사'의 경우 중심기압 965hPa, 최대풍속 초속 33m의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한반도에 상륙했다.

이듬해 찾아온 태풍 '매미' 역시 상륙 당시 중심기압 954hPa, 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 상태였다.

기차 엎어지고…사람 물론 바위도 날릴 위력

태풍 '바비' 강풍 얼마나 세길래…사람·바위도 날아갈 수준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재해대책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제8호 태풍 '바비'의 예상진로를 살피고 있다. [연합]

태풍의 강도는 중심부의 최대풍속으로 분류한다. 초속 25∼33m는 '중', 33∼44m는 '강', 44∼54m는 '매우 강', 54m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나눈다.

초속 25m 바람이 불면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갈 수 있고 초속 30m면 허술한 집이 무너진다. 초속 35m일 땐 기차가 엎어질 수 있고, 초속 40m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이다.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개념이라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으로 본다.

바비와 가장 유사한 과거 태풍은 지난해 제13호 태풍 '링링'이다.

링링의 하루 최대풍속은 2019년 9월 7일 흑산도 초속 42.1m로 역대 6위, 하루 최대순간풍속은 같은 날 흑산도 초속 54.4m로 역대 5위다.

기상청은 "2000년 이후 강도 '매우 강'인 태풍이 한반도에 내습한 사례는 없어 바비의 세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대순간풍속도 기존 1위인 2018년 솔릭 당시 초속 62m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25일 오후 6시부터 제주도 전역에 최대순간풍속 초속 60m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도 바람이 초속 18∼4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4∼1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현재 제주도 먼바다에는 태풍경보,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다. 강풍과 함께 매우 많은 비도 내리겠다.

기상청은 앞서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서울 전역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태풍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발효 시각은 일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25일 밤에서 다음날 오전, 그 밖의 지역은 26일 오후부터 밤사이다.

전남 거문도와 초도에는 전날 오후 9시, 제주도 산지에는 이날 오전 3시에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전국적으로 강풍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 서해 도서, 서쪽 지방은 막대한 강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시설물을 점검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철탑, 공사장, 가로수, 건물 부대시설은 물론 양식장, 대교, 전기시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비닐하우스, 가건물, 높은 건물 등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니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