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동두천 등 10여곳 지자체, GTX-C노선 추가 정차 요청

서울 성동구, GTX-C노선 왕십리역 정차 요구…23만명 서명 전달

지하로 GTX 관통 은마아파트 주민들 “노선 우회하라” 갈등 심화

국토부 “내년 말 착공 차질없도록 10월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 끝낼 것”

“왕십리역 추가·은마아파트 우회 요구” 복잡해진 GTX-C 노선[부동산360]
정부가 서울에 집중된 인구 분산 효과를 기대하며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양주 덕정∼수원역 74.2㎞)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들의 정차역 추가·노선 변경 요구를 두고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GTX-C노선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에서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피켓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서울에 집중된 인구 분산 효과를 기대하며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양주 덕정∼수원역 74.2㎞)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들의 정차역 추가·노선 변경 요구를 두고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서울시가 GTX-C 노선에 왕십리역을 신설해달라고 공식 요청하는 등 지자체들의 신규 정차역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본계획 수립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10개 정거장에서 정차역이 추가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이 좋아질 수 있지만, 사업 지연·저속 운행 문제가 발생하는 등 일부 지자체의 무리한 치적 쌓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서울 성동구·안양시·의왕시 등 정차역 유치경쟁 가열=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안양시, 의왕시, 동두천시 등 10여곳의 지자체가 GTX-C노선 추가 정차를 요청하고 있다.

안양시는 수도권 지하철 4호선이 지나는 인덕원역에 GTX-C노선을 연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인덕원에 시흥 월곶∼판교, 인덕원∼동탄 간 열차가 추가로 개통하면 경기 남부 최대 교통요충지가 되기 때문에 GTX 정류장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울 성동구다. 이달 초 서울시가 왕십리역 신설을 검토해달라고 국토부에 공식 요청한 데 이어 최근 성동구는 GTX-C 노선에 왕십리역을 신설해달라는 주민 약 23만명의 서명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구는 또 자체적으로 GTX-C노선 내 왕십리역 신설에 관한 타당성조사 연구용역도 발주해 중간 보고를 다음달 중으로 국토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왕십리역은 현재 지하철 2·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이 다니는 등 도심 접근성이 좋아, 양주시와 수원시 등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GTX 왕십리역 신설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GTX-C노선은 지난 2018년 말 10개 정거장을 기준으로 예비타당성을 받고 현재 기본계획 수립 중으로, 신규역 개설 여부를 검토해 10월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이 늦어지더라도 오는 11월에는 예정대로 사업시행자 모집공고를 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의 역 정차 건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내년 말 착공 계획에는 차질이 없도록 올해 10월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GTX-C 노선은 내년 4월 사업시행자를 선정해 내년 말 실시계획 승인 및 착공에 들어가,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 양주시에서 서울 도심을 지나 수원시까지 연결하는 총 74.8㎞ 구간의 GTX-C노선이 개통되면 수원에서 삼성동까지 기존 78분에서 22분으로, 의정부에서 삼성동까지의 이동시간은 74분에서 16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왕십리역 추가·은마아파트 우회 요구” 복잡해진 GTX-C 노선[부동산360]

▶아파트 지하로 GTX 통과…주민들 “관련 정보 공개하라”=GTX-C 노선이 아파트 단지 아래를 지나는 강남구 대치동 일부 주민들은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삼성역과 양재역 구간이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도록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가 지난 11일 GTX-C노선에 반대하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2차 공청회를 열었지만 갈등만 커지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 지하터널 공사로 지반 안전성 약화와 진동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면서 정부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재건축 사업을 최소 35층으로 진행해도 지하 4층을 파야하는 만큼 재건축 사업 추진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측은 “다른 노선의 사례를 살펴봐도 건물의 진동 등 피해가 없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어 노선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갈등에 대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부동산·교통 업계에서는 총 10개역에서 정차하는 기본계획이 수정되면 사업 지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차역을 늘리면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수도권 간 교통망을 연결하는 GTX가 저속열차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GTX 사업은 3기 신도시 계획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정차역을 추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역을 추가하면 건설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열차속도 하락으로 기존 지하철과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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