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꺾이고, 펜스 무너지고…제주, 태풍 ‘바비’ 피해 속출
제8호 태풍 '바비'가 제주를 강타한 26일 오후 제주시 동광로 한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주차된 차량을 덮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을 받은 제주에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강도 '매우강'의 위력을 유지하며 26일 오후 3시께 서귀포시 서쪽 190㎞로 가장 근접하는 등 서쪽 해상을 지나면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고 밝혔다.

오후 4시 기준 주요 지점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윗세오름 36.4m, 제주공항 32.7m, 새별오름 32.2m, 삼각봉 31.8m, 지귀도 30m다.

기상청은 당초 이날 태풍 '매미'를 뛰어넘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했지만, 태풍 바비가 예상보다 서쪽으로 치우쳐 제주를 지나면서 다행히 제주도 육상에 매미때 보다 강력한 바람은 불지 않았다.

앞서 태풍 매미 내습 당시 제주에 순간최대풍속 초속 60m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사제비 408.5㎜, 삼각봉 391㎜, 윗세오름 316.5㎜, 산천단 218㎜, 대정 144.5㎜, 제주 115.6㎜, 고산 108.1㎜ 등을 기록했다.

태풍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강풍으로 제주시 도남동 르노삼성자동차 제주연북로지점 건물 앞에 세워진 대형 입간판이 쓰러지면서 맞은편 도로 3차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시 도련1동 도련사거리 인근 도로에 지름 약 27㎝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해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 우수관도 폭우로 역류했다.

제주공항에서 도청 방면으로 가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지고, 제주시 아라2동의 한 도로에는 가로등이 꺾여 도로를 덮치면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강풍에 뜯어져 아파트 인근에 주차됐던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신주와 가로수가 꺾여 도로에 쓰러지고, 공사장 안전펜스가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거나 지붕과 간판이 떨어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13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제주시 해안동과 서귀포시 대정읍 등에서 887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기상청은 27일 새벽까지 제주도 전역에 바람이 초속 10∼20m, 최대 순간풍속 30∼40m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또 27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50∼150㎜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