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정비안돼 90여종 年 20조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담 줄여야”
최근 5년간 정부가 걷어간 준조세(세금은 아니나 꼭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 성격의 각종 부담금은 총 90종, 100조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담금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국민과 기업, 각종 법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부담금별 징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총 100조3000억원의 부담금이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간 징수되는 부담금 규모는 20조원 규모를 웃돌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5년 19조1000억원, 2016년 19조6000억원, 2017년 20조2000억원, 2018년 21조원, 2019년 20조4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행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부담금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해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라고 명시돼 있다.
예컨대,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데 대한 교통유발부담금이 있고, 오염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오염물질 처리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환경부담개선금 등이 대표적이다.
어렵고 복잡한 부담금이 적극적으로 정비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서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입수한 ‘최근 5년간 부담금 정비현황’에 따르면, 부담금 정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2015년 95개에 달했던 부담금은 2016년 94개, 2017년 89개로 줄었다가 2018년 이후 90개에 머물러있다.
구체적으로는 2016년도에 국토교통부 소관 부담금(기반시설설치비용부담금) 1건이 폐지됐고 2017년에 환경부 소관 부담금(한강수계 등 6개 총량초과부담금) 6건이 폐지됐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 중소기업청 1건과 환경부 1건이 각각 신설돼 5년간 약 5개 정도 차이가 나는 정도에 그쳤다.
기업들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준조세 부담금 부담을 줄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7월 기업이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가 2018년 기준 약 62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해 기업 당기순이익의 약 39.0%, 법인세 총액 70조9000억원의 88.7%를 차지하는 수치다.
서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여건을 고려해 한시적으로나마 과감하게 부담금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