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증으로 시작되는 겨울 피부 질환

상처·염증·수면장애 등 일상생활 방해

부츠·스키 원인 ‘겨울 무좀’ 환자 극성

‘두피 건조’라면 잦은 머리감기 피하고

아토피 환자 보습제만으로 어려운 경우

국소스테로이드제 적절히 사용 해야

‘긁적긁적’ 겨울이 왔구나…‘피부 가뭄’ 달래주는 꿀팁

코로나19가 제2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500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우 하루에만 수만명의 확진자가 계속 쏟아지면서 겨울철을 맞아 더 폭발적인 확진자가 나올갓이라는 암울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고 건조한 겨울철까지 겹치면서 특히 피부질환이 많이 늘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온이 떨어지고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데 특히 건조한 날씨는 피부 건강에는 독이 된다. 실외의 차갑고 건조한 바람은 물론, 히터 등 난방기기를 가동하는 실내에서 장시간 생활하다 보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당기는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방치하면 건조성 습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온을 위해 착용하는 의복이나 신발 등이 피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부츠와 같은 방한화는 통풍이 되지 않고 세탁도 어려운 편인데, 이 때문에 겨울철 무좀이 생길 위험이 높다. 또한 겨울에는 두피 역시 건조해지면서 두피 가려움, 비듬 등이 심해질 수 있다.

▶ 습진, 무좀, 두피 건조 등 가려움증으로 시작되는 겨울철 대표 피부 질환들=건조함이 주 원인이 되어 생기는 겨울철 피부 질환은 보통 가려움증으로 시작된다.

겨울이 되면 대기 수분이 감소하면서 피부는 마치 가뭄과도 같은 상태를 맞이하게 된다. 겨울철 대기 중 습도는 약 40~50%로 이는 여름철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난방기기를 가동하는 환경에서 피부는 더욱 쉽게 건조해진다. 이렇게 피부 수분이 부족해지면 피부 세포간 균열이 생기고 결합이 깨지면서 각질이 일어나며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특히 피부 유수분이 급격히 줄어드는 노년층은 이런 증상을 더욱 심하게 겪을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우선 가려움증을 느끼게 되는데 보통은 가볍게 생각해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피부 가려움증이 계속되면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을 뿐만 아니라 밤에 쉽게 잠 들지 못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등 생활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또 피부를 심하게 긁어 상처와 염증, 진물이 생기는 건성 습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부 보습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세안이나 목욕을 하고 난 다음에는 피부가 완전히 마르기 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야 한다. 또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자주 환기를 시켜 주는 것이 좋다.

▶통풍 안되는 부츠, 방한화 때문에 생기는 ‘겨울철 무좀’=보통 무좀이라고 하면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나 걸리는 질환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통풍이 되지 않는 방한화 때문에 겨울철 무좀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많다. 겨울철 자주 신는 부츠는 보온성은 높은 반면 통풍이 되지 않고 신발 내부에 땀이 잘 차게 만든다.

신발에 땀이 차면 양말과 발가락 사이에도 땀이 차 각질층이 불어나면서 곰팡이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어 무좀이 발생한다. 겨울철 자주 즐기는 스키, 스노보드를 탈 때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야외활동을 즐기며 땀이 나 발이 젖거나 눈이 신발 속에 들어가 젖으면 무좀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겨울철 무좀이 생기면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가 심하게 가렵고, 수포와 각질이 생기면서 피부가 갈라지고 심하면 무좀이 발톱으로까지 옮겨갈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신발을 늘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젖은 신발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 완전히 말려서 신고 2~3개의 신발을 번갈아 가며 신는 것이 좋다.

▶어깨 위 떨어지는 하얀 비듬부터 심하면 탈모까지 유발하는 ‘두피 건조’=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유난히 머리가 가렵거나 비듬이 심해질 수 있는데 바로 두피 건조증 때문이다. 두피 건조증은 가려움과 심한 비듬은 물론, 두피에 상처가 나고 염증 반응이나 탈모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두피 건조를 일으키는 원인은 지루성 피부염, 모낭염, 건성 등 다양한데 겨울철에는 건조한 환경으로 피지 분비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예방하려면 머리를 지나치게 자주 감거나 너무 뜨거운 물로 감지 말아야 하며 지나치게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거나 염색, 탈색, 퍼머 등을 자주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환절기에 특히 악화되기 쉬운 아토피 피부염=부쩍 추워진 날씨에 과도한 실내 난방이나 뜨거운 물을 사용한 목욕 등으로 피부의 수분 손실량이 더욱 증가하여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이 심해질수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과 피부 건조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대게 유아기 또는 소아기에 시작되어 성장과 함께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피부염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인 요소 및 환경적 요소, 면역반응의 이상 등을 꼽고 있다. 유아의 경우, 생후 2~3개월 이후 얼굴의 양볼에 홍반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얼굴, 머리, 팔다리의 바깥쪽에 잘 생긴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는 건조한 피부에 대한 수분 공급과 가려움증 또는 피부염의 증상 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가려워서 긁게 되면 습진성 병변이 악화되는데 이러한 병변이 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가려움증이 있을 때는 긁거나 잦은 목욕 같은 자극을 피하고 수시로 피부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만약 보습제만으로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국소스테로이드제나 국소면역조절제의 사용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H+)양지병원 홍창권 의무원장(피부과 전문의)은 “특히 피부 수분이 감소하는 노년층과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보습 등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날씨까지 추워져 난방을 틀면서 피부 건조증에 취약해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많아졌다. 특히 환기가 잘 안된 실내에서는 먼지나 집먼지진드기와 같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기 쉬워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으니 이럴 때일수록 보습과 환기에 더욱 신경 쓰고 침구류의 청결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