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관악구 등 10억원 이상 거래 속출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기대감에 상승 전환
전셋값 74주 연속 오름세, 매맷값도 뛰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 이달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일대에선 지은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10억원 이상 신고가 거래가 쏟아져 나왔다. ‘신안동진’(이하 전용면적 134㎡·14억1500만원), ‘롯데우성’(115㎡·13억1000만원), ‘청구3차’(84㎡·12억2000만원) 등이 그 사례다. 공릉동에선 ‘효성’(84㎡·7억7500만원), ‘주공5단지’(58㎡·7억6000만원) 등 중저가단지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 재건축 사업 추진 기대감이 높아진 강남구 압구정동에선 신현대12차 107.16㎡이 지난 16일 26억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5억원 안팎의 자금으로 전세를 끼고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진입하는 데 18~19억원은 필요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대치동, 도곡동 일대에서도 이달 30억원 이상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매맷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중저가는 중저가대로, 고가는 고가대로 움직이면서 주택시장의 불안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2% 올랐다. 4주 연속 이어진 0.02% 상승이다. 정부의 전세대책과 신용대출 관리방안 발표 등이 이어진 가운데서도 상승폭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저가단지 많이 몰린 지역의 강세가 뚜렷하다. 동대문구(0.05%), 강북구(0.04%), 관악구(0.04%) 등은 모두 상승폭이 확대됐다. 노원구 역시 4주 연속 0.03% 상승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자, 이에 지친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셋값 상승세가 매맷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현실화했다는 지적이다.
한동안 숨죽였던 강남권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는 7주간 -0.01~0.00%를 오가다 이번 주 0.03% 올랐고, 서초구 역시 15주간의 보합세를 뒤로하고 0.02% 상승 전환했다.
강남구에선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매수 바람’이 불었다.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2주간 20건 넘게 거래가 이뤄졌다”며 “정부가 조합원 분양 조건에 의무거주 기간(2년)을 두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각 단지들이 조합 설립에 속도를 냈고, 재건축이 확실해진다는 생각에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고가 단지에 대한 관망세가 확산한 가운데서도 ‘살 사람은 산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중개업소들은 전한다. 강남구 대치동 ‘선경1차’, ‘대치아이파크’ 등에선 이달 중순 30억원 이상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이 지역은 매매거래 시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기도 하다.
매수세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90.2)보다 오른 94.5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치인 100보다는 낮지만, 매수 문의가 점차 늘고 매도 문의가 다시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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