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직위·외부전문가 52명 중 최소 18명 인맥·학맥

변창흠, “채용심사 공정했다” 해명했지만…의혹 쏟아져

김은혜 “비정규직 져버렸으면서…국무위원 자격 미흡”

변창흠, 커지는 채용 의혹…“SH사장 때 신규임용 35%는 낙하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신규 임용(개방형 직위, 외부전문가)한 임직원 52명 가운데 최소 18명이 후보자와 인맥·학맥 등으로 얽혀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변 후보자는 “채용과정에 압력을 행사할 수 없었고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S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개방형 직위로 선발한 총 7명 중 1명을 제외한 6명은 변 후보자와 학연과 인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변 후보자의 SH사장 재임 기간 ‘신규임용 임직원 현황’과 ‘신규 임용자 지원서류’를 전수조사한 바에 따르면, 변 후보자의 출신학교인 서울대(경제학과, 환경대학원)를 비롯해 한국도시연구소, 서울연구원, 공간환경학회, SH도시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채용자에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인 2015년 1월부터 SH는 개방형직위와 고위직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가기 전까지는 SH가 외부 인사를 고위직으로 채용한 전례가 없다.

김 의원은 “변 후보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오기 위함’이라 설명했으나 출신학교 동문뿐만 아니라 자신이 몸담은 기관의 출신 인사를 개방형직위 및 전문가로 다수 임용함으로써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변창흠, 커지는 채용 의혹…“SH사장 때 신규임용 35%는 낙하산”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연합]

대표적인 낙하산 채용의 예로는 변 후보자와 함께 공간환경학회에 몸담고 있는 A씨를 SH도시연구소장에 앉힌 것, 후보자가 직접 소장을 맡아 활동해 온 한국도시연구소 출신 B씨와 C씨를 각각 주거복지처장과 개발사업부 사무기술전문가로 채용한 것을 들었다.

또, 변 후보자의 장녀가 고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아빠 찬스’로 봉사활동을 한 의혹이 제기된 ‘환경정의시민연대’ 출신 인사도 2015년 7월 SH 홍보부 사무기술전문가로 채용됐다. 변 후보자는 2005~2009년 환경정의시민연대 토지정의센터장으로 재직했으며, 해당 인사는 2007년 환경정의시민연대 활동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는 탁월한 성과를 거둔 ‘SH 비정규직 전문가’에 대해서는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져버렸으면서도 지인 등 이너서클(inner circle)에는 높은 자리도 쉽게 내줬다”며 “국무위원·부처 수장 자격에 여전히 미흡하며, 국민 앞에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