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국내 주식부호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까지 ‘부동의 1위’였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작년 2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다.
1위 이재용 지분가치 9조704억원…2위 정몽구 4조9457억원
3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전일(29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개인 2만2213명의 지분가치를 조사한 결과, 국내 주식부호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차지했다. 보유지분 가치는 9조704억원(상속분 미반영)에 달했다. 이는 작년 말 7조3518억원에서 올해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명예회장이었다. 주식가치는 4조9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재용 부회장과는 4조원 이상 격차를 보였다. 다만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도 올해 1조원 가까이 늘었다.
3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으로 지난해 9위에서 6계단 뛰었다. 연초 대비 보유 주식의 가치가 2조9000억원 이상 늘어나 4조8065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보기술(IT)·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관련주들이 급부상한 영향이다.
4위부터 7위까지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건희 회장 부인·4조240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3조8038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4291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676억원) 순이었다.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조3676억원으로 11위에 랭크됐다.
코로나19 여파 IT·바이오주 주식부호 대거 약진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IT와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주식부호들이 약진한 것이 특징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주식가치가 2조6119억원으로 올들어 7400억원이 불었다. 순위는 작년보다 한 단계 오른 9위를 차지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작년보다 4계단 상승한 10위에 올랐다. 김 대표의 지분가치는 2조3994억원으로 작년보다 약 1조원이 증가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2조8559억원)은 신설법인에 현물출자를 하면서 지분이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의 호재로 주가가 뛰면서 8위에 올랐다.
이밖에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1조9618억원)은 공모주 열풍을 타고 단숨에 주식부호 14위 자리를 꿰찼다.
故 이건희 회장 상속 마무리 땐 1~4위 삼성家 싹쓸이
그러나 이같은 국내 주식부호 순위는 삼성 일가의 재산 상속이 마무리되면 요동칠 전망이다. 상속지분이 반영되면 1~4위까지 삼성일가가 휩쓸게 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인인 부인 홍라희 여사가 법정 지분대로 4.5분의 1.5, 이재용·부진·서현 등 3명의 자녀가 각각 4.5분의 1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하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분가치가 9조원 선에서 14조3124억원으로 늘어난다.
홍라희 여사 역시 상속 포함 지분가치가 12조1033억원으로 증가해 현재 4위에서 2위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7조2052억원으로 늘어 공동 12위에서 공동 3위 자리로 도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