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동산 안정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주택공급 관련 ‘특단의 대책’ 언급
“유동성·가구 수 증가로 공급 부족했다”
전문가들 “가구 수 증가로 공급 부족, 앞뒤 안맞아”
[헤럴드경제=민상식·양영경·이민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부에선 과거 정부에 비해 보다 많이 주택 공급을 늘렸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세대수 증가 등을 집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점을 고려해 기존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공급 부문에선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설(내달 12일) 전에 내놓을 도심 공급대책을 언급, 공공재개발·역세권 개발·신규택지 개발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했다. 앞서 변 장관은 용적률이나 도시계획 규제 완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되, 공공개발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을 통해 도심 내 분양·임대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그런 부동산의 공급을 특별하게 늘림으로써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존의 규제 기조를 이어가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 전에 나올 공급대책도 대부분 이미 언급된 대책들인 만큼 정책의 실효성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권 초기부터 집값 상승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투기 억제 정책을 펴왔는데, 지금 와서 유동성과 가구 수 증가로 공급의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다”면서 “유동성 증가와 가구수 증가는 정권 초기부터 진행형이었는데, 앞뒤가 안맞는 설명”이라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순히 저금리, 유동성 때문에 실패한 게 아니라 임대차3법 등 정책 자체가 전부 실패한 것”이라면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도 공급까지 적어도 4~5년은 걸리는 등 지금 당장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공급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공급 대책으로 서울 도심 근처에 주택이 늘 것이라는 사람들의 확신을 심어주는 역할로 만족을 해야 한다”면서 “공급확대 방안으로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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