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ESG경영 위배”
전기차에 필수…대안 시급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삼성SDI에 이어 BMW, 볼보, 그리고 구글도 심해 채굴로 생산된 금속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위해서다.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심해 금속을 계속 채굴하고자 하는 업체와 이를 반대하는 환경 단체간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31일(현지시간) 환경보호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심해저 채굴이 해양환경의 효과적인 보호를 보장하면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명확히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심해 채굴 금속 구입 중단을 선언했다.
심해 채굴은 코발트,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의 육상 채굴의 대안이 돼왔다. 테슬라부터 폭스바겐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면서 향후 10년간 금속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수역에서의 심해 채굴을 허용하는 규정은 아직 UN이 지원하는 국제해상청(ISA)에 의해 합의되지 않았다. 167개국들의 인증기관이 21개의 기업과 탐사 계약을 맺었지만 채굴 규정이 통과되기 전에는 채굴을 시작할 수 없다.
심해 자원 채굴 스타트업 ‘딥그린’의 제라드 배런 최고경영자(CEO)는 ISA가 올해 이 규정을 통과시키고 2024년부터 운영이 시작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딥그린은 2분기에 역합병을 통한 나스닥 상장도 계획 중이다.
그러나 BMW와 다른 회사들은 심해 채굴에 대한 ‘모든 대안’은 재활용, 수요 감소, 그리고 ‘책임 있는’ 육상 채굴 개발 등 시급한 문제로 간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및 NGO단체들도 심해 채굴이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중요한 해양 생태계에 미칠 피해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더글러스 맥컬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심해 생태계가 지구상에서 가장 회복력이 떨어지는 생태계”라며 “20여년 전 해양 채광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실시한 실험 결과 해상 생태계가 거의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해양 환경의 재앙을 초래하지 않고 육지에 미치는 광산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대량생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