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차비도 얹어드려요” 갤럭시S21 과연 이렇게 살 수 있나?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상가 모습.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하면 ‘갤럭시S21’ 사면서 차비 1만원 받아가실 수 있어요. LG유플러스는 차비까지는 못 드리지만 공짜네요.”

최근 일부 휴대폰 판매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스마트폰 구매 유도 광고다. 갤럭시S21을 저렴하게 구매했거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홍보 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월 말 출시돼 채 반 년도 지나지 않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이지만 벌써부터 ‘공짜폰’ ‘차비폰’ 오명이 붙은 셈이다.

갤럭시S21의 출고가는 99만9000원이다. 갤럭시S21과 관련해 통신 3사는 요금제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내걸고 있는데 유통대리점에서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을 포함해도 소비자는 최소 42만4000원을 기기값으로 내야 한다. 결국 현재 유통시장에는 갤럭시S21 구매와 관련해 4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성지’ 대리점은 재원을 단말기 제조사나 통신사로부터 확보한다. 통신사는 보험상품 부가서비스나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제조사는 재고 단말기를 처리하기 위해 대리점에 지원금을 주는데 대리점이 이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기준을 만들고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공짜! 차비도 얹어드려요” 갤럭시S21 과연 이렇게 살 수 있나?
갤럭시S21 시리즈. [삼성전자 제공]

물론 소비자로선 보조금을 지원받는 대신 8만~9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때에 따라선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는 부가서비스에도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부터 고가 요금제를 쓰던 소비자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또 대부분은 4~6개월가량 해당 요금제와 상품을 이용한 뒤에는 자유롭게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도록 열어둬, 저가 요금제를 쓰던 고객도 수개월에 걸쳐 통신비 10여만원만 더 내고 30만~40만원가량 할인받는 것이 유리하다.

출시 반 년도 채 지나지 않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공짜폰’ ‘차비폰’ 딱지가 붙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작인 ‘갤럭시S20’은 불법 보조금을 지금하는 대리점에서 ‘공짜폰’으로 홍보를 시작한 것이 출시 이후 7개월가량이 지난 지난해 9월께였다. 2019년 출시된 ‘갤럭시S10’은 출시 이후 반 년이 지난 당해 8월께 ‘공짜폰’ 논란이 불거졌지만 당시는 5G고객 유치를 위해 공시지원금이 지금보다 20만원가량 많은 70만원까지 치솟는 등 과열 양상이 보였던 때다.

“공짜! 차비도 얹어드려요” 갤럭시S21 과연 이렇게 살 수 있나?
‘갤럭시Z플립3’ 예상 이미지. [렛츠고디지털·트위터(@BenGeskin) 캡처]

업계에선 삼성이 오는 8월 출시될 차기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관련해 이용자들의 대기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재고 소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갤럭시Z폴드’는 폴더블폰 중에는 처음으로 S펜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출고가는 오히려 전작 대비 40만원가량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갤럭시S21이 다소 빨리 ‘공짜폰’이 된 것을 두고 단순히 출고가가 전작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갤럭시S21의 출고가는 99만9000원으로, 전작인 갤럭시S20(124만8500원), 갤럭시S10 5G(139만7000원)보다 가격 부담을 크게 낮췄다. 대신 해상도·램 등 성능도 함께 낮아졌고, 후면 소재도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됐다.